맴피스 2007. 1. 16. 13:09

+ 그남자



내가 지금 너한테 행복이라고 말한다면

너는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할까?

그런데 나는 정말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니가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고 말한 것보다..

니가 나하고 눈도 못 맞추고 이상한 존댓말 쓰고

그렇게 죄지은 사람처럼 나를 대하는게 더 마음이 아프더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누구보다 니가 잘 아는데,

그런 니가 나한테 그런 말하기 또 얼마나 어려웠겠냐.

그러니까 나는 그냥 그걸로 됐어.

더이상 나 때문에 계속 미안하고 행복하지도 못한다면

니가 너무 가여울 것 같다.

사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동안에도 계속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널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물론 뭐 솔직히 말하자면 꼭 그렇진 않아.

생각만 그렇게 했지, 진짜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어쨌든 나는 됐어.

그만 마음 아파해라

이 말하려고 전화했는데 안 받는구나.

이건 듣자마자 지워버려라.

그럼 그만 끊을께.





+ 그여자



내 전화기는 몇 시간째 깜빡깜빡

니가 남겨놓은 흔적을 외면하지 말라고 내게 말을 걸고 있어.

부재중 전화 두통

그리고 음성 메세지 하나.

너는 내게 무슨 말을 남겨 놓았을까?

내가 전화를 받지 않는 동안..

그 지루한 신호음을 들으며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사람과 함께 있는 내 모습,

니 전화 외면하는 나를 떠올리면서 못 견디게 힘들진 않았을까

미안하지만 놓아 달라고 뻔뻔한 말하던 내게

소리 한 번 못 지른 걸, 고개만 끄덕인 걸, 후회하진 않았을까.

그런데 난 궁금해도 들을 수가 없어.

니가 돌아오라고 말했때도 이젠 그럴수가 없으니까

니가 무슨 말을 해도 그렇게 해줄 수가 없으니까

너무 미안해

니 마지막 말도 들어주지 못해서.

그냥 이렇게 지워버려서

..너무 너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