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피스 2007. 5. 30. 22:01


노트를 펼쳐 놓은 채,

기억 속의 장면 하나하나를 다시 사는 동안,

회한도 미움도 다 벗어버린 투명한 이미지들이

나의 현존을 투명하게 해 주었다.


내 사랑이 너를 붙잡지 못해도 / 서영은




정말 통렬한 울음이였다.

아무튼 어깨를 껴안아 주려고 하자,

거꾸로 쇼코가 내 목에 매달렸다.

울면서, 소스라칠만큼 억센 힘으로.

얼떨떨해있는 나의 오른뺨과 목덜미가,

쇼코의 숨과 눈물로 따가울 정도로 뜨겁게 젖어간다.

쇼코는 두 손으로 내 머리칼을 움켜쥔채,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목을 물고 늘어져 있는것 같아,

나는 모든 사고를 정지하고,

품안에 이렇듯 무방비하고 부드러운

쇼코의 몸을 가만히 안고 있었다.

영원처럼 긴, 닫힌 시간이였다.


에쿠니 가오리 - 반짝 반짝 빛나는




안 된다고 해도 괜찮다.

차라리 괜찮다.

위태로운 평화 속에서 곧 닥쳐올 무서운 일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절망 속에서 희망을 품는 것이 나을수도 있으니까.

그 희망이 너무 작다고 해도.

지금 거절하면 너는 나한테 미안해할 테니까.

그러면 나는 최소한의 담보는 가지고 있는 셈이 될 테니까.

언젠가 네 안에서 그 사람에 대한 간절함이 사라지면,

나에 대한 미안함이 그 자리를 파고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미나, 아이 러브 유




새 신발이 전에 신었던 신발처럼 편안하지 않은 것처럼,

새로 만난 사람이 그때 그 사람처럼

바로 잘 맞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그때 그 사람이 그렇게 잘 맞았던 것도

적응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적응 과정은 까마득히 잊고

좋았던 기억만 편집해서 떠올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꼭 맞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환상적으로 잘 어울렸다면

지금의 이별이 있었겠는가.

공평하게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서로 맞춰가는 적응기간을 줘야 한다.

사랑은 서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봐주면서

서로 한 발짝 양보하면서 걷는 것이다.

처음 얼마 동안은 당연히 발에 맞지 않아 뒤꿈치가 까지고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야 하는 것처럼

작은 다툼이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상처가 생겼다고 해서

신발을 반품하거나 버리지 않는 것처럼,

작은 싸움 후에도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걸어가고

다시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발이 부을 각오를 해야지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만들 수 있다.

아파할 준비를 해야지만 새살이 돋는다.

사랑노래들이나 발밑에 노랗게 떨어지는 은행나뭇잎들,

쇼윈도에 걸린 분홍 스웨터와 담장 위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흰 구름과 상큼한 바람...

이 모든 게 혼자 걷는 길에서는 외로운 풍경이지만

둘이 걷는다면 다정한 풍경으로 바뀐다.

잠깐 힘든 사랑 앞에서 푸념하고 포기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다.

너무 힘들어 도저히 걸을 수 없을 때,

그때 가서는 신발을 던져버려도 괜찮다.

지금은 조금 힘든 적응을 거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자.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 조진국




고백은 화해의 아주 강력한 도구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때로는 본래의 문제보다 더 큰 상처를 낳는다.

우리가 스스로의 실수를 겸손하게 인정하기 시작한다면

상대방도 화를 풀고 공격을 늦춘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마도

우리가 방어적일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핑계를 대거나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정직하게 그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정도의 대가를 치루라.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라.


목적이 이끄는 삶 / 릭 워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