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피스 2008. 9. 29. 10:40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바람, 새로운 풍경들,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

여행을 통해 잠깐이나마 따분한 일상에서 해방될 수 있다.

게으른 사람일수록

유랑에 대한 동경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알려지지 않은 대지의 이야기를 너무나 좋아한다.

지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싫증이 나지 않는다.

때로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빈둥대면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먼 하늘을 상상하곤 한다.


오쿠다 히데오 / 오! 수다



여행이 주는 여유는

삶의 속도를 늦추는 낭비가 아니었다.

새로운 자신을 구축하는, 성장의 기쁨을 누리게 한 기간이었다.

그동안 몰랐던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그리고

그러한 느낌들로 인해 여유롭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를 키워주었다.

여행이라는 추억의 실루엣은 그리움이 된다.

외롭고 고생스럽지만 보람 있고.

즐거웠지만 아쉬운 기억들은

'의미있는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머릿속에 자리잡아

그리움을 만들고 있다.


이종은 / 너무나 느긋한 휴식 스케줄 중에서



그것은,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라고 묻는 일이다.

너 여기서 무얼 할거니

너 언제 움직일 거니, 너 이제 어디로 갈 거니

너 어떻게 돌아갈 거니 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한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 일이다.

즐거움도 우울함도 놀라움도 온전히 나 혼자 끌어안는 일이다.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고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것.

그것이 혼자 여행을 간다는 것이다.


황경신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떠나 또 다른 자신을 만나는 일이다.

예전에 알고 있었던 반가운 자신의 모습을.


나쁜여행 / 이작가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내가 나를 위해 해줄수 있는 선물이고,

그 선물을 통해 치유를 얻는 나는

다시 제자리에 설 수 있게 된다.



사실 아무리 친하고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끼리라도,

여행을 떠나게 되면 온갖 사소한 문제로 부딪힌다.

문제는 '그문제'가 너무나 사소하다는 것에 있다.

짜증은 나는데, 상대에게 어필할 거리가 되기에는 너무 사소한 문제여서,

그냥 자기 속에 꾹꾹 눌러 담아놓게 된다.

그리고 결국 어느 순간, 화를 낸 사람도 화를 당한 사람도

납득할 수 없는 아주 사소한 계기로 폭발해버린다.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황경신



나는 문득 인간이란 누구나

이 세상에서 힘들고 고된 여행을 하도록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쑤퉁 / 나, 제왕의 생 애
























♬ Julio Iglesias - If You  go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