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14. 23:06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첫사랑이란 말이 스칠 때마다 지루한 시간은 맥박치며 빛났다.그 남자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일주일이나 남아있었지만오래간만에 맛보는 기다림의 시간은 황홀했다. 무엇을 입고 나갈까.첫사랑이 긴 치마를 허리띠로 동여매고 시장바구니를 들고 나타난다면 그 남자가 얼마나 실망할까. 나 또한 그 남자가 첫사랑 이거늘.그건 첫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나는 이것저것 좋은 나들이옷을 꺼내입고 거울앞에서 나를 비춰보았다.어떤 옷은 점잖아보이고, 어떤 옷은 촌스러워 보이고,간혹 요염해 보이는 옷도 있었다.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 남자가 나에게 해준 최초의 찬사는 구슬같다는 것이었다.나는 다시 한 번 구슬 같은 처녀이고 싶었다.박완서 / 그 남자네 집나는 당신이 좋아.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사귀어야 좋을지 모르겠어.매일 전화해 달라든가 주말엔 꼭 함께 있고 싶다든가.그렇게까지 유치한 말은 할 생각 없어.당신에겐 당신 자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나도 마찬가지니까.하지만 조금은 서로 양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생활을 바꾸는 것이 귀찮다면사귄다는 의미가 없지 않겠어? 당신은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백만번의 변명 / 유이카와 케이"이봐요, 와타나베. 날 좋아해요?""물론이지.""그럼 내 부탁을 두 가지만 들어줄래요?""세가지라도 들어주지." 그녀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두 가지면 그만이에요. 두가지면 충분해요.하나는 당신이 이렇게 날 만나러 와준 것에 대해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줬으면 해요.정말 기쁘고, 정말 구제받은 것 같아요.혹시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해도 말이예요.""또 만나러 올 꺼야. 다른 하나는 뭐지?""나를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해요.내가 존재해서 이렇게 당신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언제까지라도 기억해 줄래요?""물론 언제까지라도 기억하지"하고 나는 대답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너무 좋아해." 나는 말했다. 그는 겸연쩍은 표정이었으나, 내 손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어떻게,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봐.""어떻게 무얼 좋아해?""당신하고 같이 있는 시간의 공기 색깔, 촉감, 냄새나 맛, 그런 것들이 좋아. 모든게 달라보인다고 놀라는 것이 좋아."야마다 에이미 / 120% cool 저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을 가져보았습니다. 기다리는 것, 만남을 설레며 준비하는 것, 인간과 인간이 진짜 대화를 나눈다는 것,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 서로 가식 없이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사랑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고, 용서 받아본 사람만이 용서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