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41

2007. 9. 4. 15:45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나는 다시 한 번 막 지나간 공허한 여름을 후회했다.

파란 비늘은 가을 태양이 비치는 물 속에서 신비롭게 반사되고,

슬프고 괴로운 아이의 가슴에 희미한 평온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뿐인것.

여름, 올해 여름에는 어떤 기억이 있을까?


웃지마 / 츠츠이 야스다카




이상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아.

그래?

상대방 남자 말이야, 까맣게 잊어버렸어. 얼굴도 기억해 낼 수가 없어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있어?

그럼.

그녀의 이름을 기억해?

아니. 이상해, 왜 그럴까?

아마 그게 편하기 때문이겠지


무라카미 하루키




" 추억과 기억이란게 어떻게 다른지 알아 ? "

사이카와는 담배를 끄면서 말했다

" 추억은 즐거웠던 일 , 기억은 나빴던 일투성이죠 "

" 그렇지 않아 . 나쁜 추억도 있고 , 즐거운 기억도 있어 "

" 그럼 뭐가 다르죠 ? "

" 추억은 전부를 기억할 수 있지만 ,

기억은 전부를 추억할 수 없단거야 "


모리히로시 / 모든것이 F가 된다




세상에는 , 편리한 망각과

도저히 어떻게 해볼수 없는 기억뿐만 아니라,

편리한 기억과 도저히 어찌해볼 수 없는 망각이란 것도 있는거야 ...


마이 퍼니 발렌타인 - 무라카미 류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것을 찾아야 한다.


검은 책 / 오르한 파묵




지금, 그토록 눈물겹던 편지들은 내게 없다.

지난 해, 이사를 앞두고 짐 정리를 하는 중에

까마득히 오래된 편지들과 다시 대면하게 되었다.

대과거형이 되어 버린 사연들을 하나하나 꺼내 읽으며,

내 물건이 아닌 남의 물건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것처럼 죄책감마저 들었다.

나는 더 이상 주인이 아니었다.

이젠 정말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돌려보낼 곳을 모르는 나는,

가능한 한 점의 흔적도 없이 그것들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몇 줌의 재로 변한 편지들은 신기하게도, 사라지지 않고

오래 전 그와 내가 같은 곳에 두고 온 기억 속으로 스며들었다.

처음부터 이 곳이 아닌 그곳에 있어야 마땅했다.

마침내 편지는 그의 것도 나의 것도 아닌, 우리의 것이 되었다.

그리고 추억은 완성되었다.


황다은 / 그리고 추억은 완성되었다




기억은 공기중의 습도와 일조량과 바람의 속도를 프레임 속에 넣고,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과 나의 기억을 가두어버리지.

함께했던 사람들은 사라져버리고,

풍경은 늘 그자리에 남는거야.

가장 마지막까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황경신 /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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