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2. 16:36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신문을 보니까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간다고 하는 기사가 있었어요. 문득 단풍은 사실 나무로서는 일종의 죽음인데 사람들은 그걸 아름답다고 구경하러 가는구나 싶었어요... 저도 생각했죠. 이왕 죽을 김에, 단풍처럼 아름답게 죽자고, 사람들이 보고 참 아름답다, 감탄하게 하자고." 공지영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광장에는 늦가을이 가득 차 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무수히 이파리들이 떨어져 내렸다. 어떤 시인이었던가,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낙엽이 떨어지는 건, 지구 한끝에서 누군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지 영 나는 다시 한 번 막 지나간 공허한 여름을 후회했다. 파란 비늘은 가을 태양이 비치는 물 속에서 신비롭게 반사되고, 슬프고 괴로운 아이의 가슴에 희미한 평온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뿐인것. 여름, 올해 여름에는 어떤 기억이 있을까? 웃지마 / 츠츠이 야스다카 가을이 오면 가을 여자는 홀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고 가을 남자는 곁에 누군가가 있어주길 원한다... 가을여자는 홀로 떠난 여행길에서'여자의 인생'을 되돌아 보며 자신을 옥죄는 결박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깊숙이 숨겠노라 다짐하지만 그건 늘 꿈꾸는 일상의 희망사항일 뿐 숨 죽였던 생명들이 소생하는 새벽이 오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첫 차를 탄다 가을남자는 어느 후미진 골목 선술집에서 단풍 곱게 물든 어느해 가을 산기슭에 흘렸던 장미의 눈물을 기억하며 마음의 지도를 꺼내놓고 추억을 더듬어 가지만 가냘픈 신음소리만 귓가에 맴돌뿐 회상할수록 장미의 모습은 흐릿하게 멀어져간다 홀로 술 마시는 가을남자는 그래서 더 쓸쓸하다 가을여자가, 가을남자가, 가을이면 앓는 病... 가을에는 다 그럴까? 가을에는 걷자. 그냥 걷자. 가을색 유혹에 한번쯤은 못이기는 척 걷다 보면 잊고 있었던 먼먼 음성이 발밑으로 찾아와 한 걸음씩 디딜 때마다 그토록 설레게 했던 그리운 이의 목소리가 되어 세월로 닫아놓았던 가슴이 문을 연다. 허전함이 기다리는 공원벤치는 보지 말자. 걷다 보면 바람 뒤에 살금 따라와 팔짱을 끼는 정겨움으로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구름 위를 걷듯 그렇게 황홀했던 순간이 되어 파란 하늘에 그려진 가슴은 행복하다. 가을에는 걷자. 그냥 걷자. 가끔씩 눈을 감고 걸으면 억새들이 부르는 손짓과 가을 색에 자지러지는 새들의 날갯짓에 더 가까이 그리운 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오광 수
♬ waltz in a bottle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