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6. 20:50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당신 나쁜점이 뭔지 알아요?""뭔데요?""사람한테 마음 안주는 것, 울타리 튼튼하게 둘러치고 속내 안보여주는 것."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아무리 마음의 울타리를 수리해 나가도 열고 싶을때만 열고 닫고 싶을땐 냉큼 닫아버리게 열쇠를 꼭 쥐고 있으려 해도그대는 번번이 부드럽게 그 열쇠를 내놓으라 한다.서로가 따뜻한 정도로만 기대고사랑이든 애정이든 데지 않게 조심조심 다가가고 싶었는데..그는 전부를 걸 마음도 없으면서 다가왔다고 화를 낸다오늘은 오후 내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벽을 따라 걸었어.한 때 베를린을 둘로 갈라놓았던 그 벽은 내 마음속에 굳건히 서 있는 벽을 상기시켰고,수많은 질문을 던졌고, 온전한 각성을 요구했어. 부서진 조각의 파편들 속에서 내가 본 것은, 이미 네가 알고 있는, 내가 봉인해버린 기억들이었어.그리고 비로소 나는 깨달았어.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건지. 나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나는 그 기억들로부터 도망치는 데 내 대부분의 삶을 바쳤지만,기억들은 오히려 나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나의 목을 졸라 모든 것을 모조리 실토하게 만들리라는 걸,난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나는 내가 지녔던 그 감정들에 대해 누군가에게 용서를 빌 생각도 없고, 용서받고 싶지도 않아.단 하나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좀더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는 거야.나 자신을 좀더 아끼고 사랑하지 못했다는 거야. 좀더 나를 생각했다면, 좀더 나의 욕망에 충실했다면,좀더 나를 표현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소유하기 위해 애를 썼다면, 비록 그 결과는 변하지 않았을지라도,나의 과거와 진실에 대해 떳떳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랬다면 너를 다시 만났을 때 모든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을 텐데.하지만, 나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줘.부서지지 않을 것 같던 이 벽이 부서지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길이 끝나는 것처럼,언젠가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단단한 벽도 무너지게 될거야. 세상에는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어나게 되어 있는 일이 있으니까.그때가 되면, 너에게 가장 먼저 모든 이야기를 들려줄게.네가 듣고 싶어 하는, 그리고 네가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들을....춥다. 외롭다. 바람, 차다.네게로 향하는 마음의 가지, 무성하다. 그림자 진다, 나는 하늘 끝까지 달려가고 싶었던가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싶었던가네 앞에서 나는 하염없는, 혹은 불꽃같은 찰나였다.이제 시간은 내 손을 잡고 다정한 얼굴로 속삭인다.어쩔 수 없다고, 여기까지라고...아주 잠깐 사랑의 얼굴을 본 것도 같지만, 저기 먼 봄의 나라에서 그리운 네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존재는 가볍다는 말, 참을 수 있다...사랑이 무의미 하다는 말, 견딜 수 있다.이 봄은 내게 결코 마음을 주지 않고 곧 멀어지겠지..미칠 듯 보고 싶은 사람조차 없으니 행복하다.행복의 불안한 뒤끝.아름답다.여기까지 왔다다행이다...PAPER / 황경 신
♬ Bevinda - Amad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