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57
"숲속에서 길을 잃는 일은 없을거라고 너는 생각할지도 몰라. 그렇지만 일단 길을 잃으면 숲은 한없이 깊어지는 법이거든..." 해변의 카프카 / 무라카미 하루키 스무살엔 누구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 식대로 살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검은색 트렁크를 들고 아주 멀리 떠나기만 하면 완전히 다른 생이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서른살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먼 곳에도 같은 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 세상에 대해서도 과대망상은 없다. 세상이란 자기를 걸어볼만큼 가치 있지도 않다. 그것은 의미없는 순간에도, 의미있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상영되고 누구의 손에도 보관되지 않고 버려지는 지리멸렬한 영화 필름 같다. 세상은 외투처럼 벗고 입는 것. 벗어버릴 수 없는 것은 자기 자신이..
200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