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70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이별도 하고, 그렇게 나이를 먹어 가노라면,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서로 엇비슷하게 여겨진다. 좋고 나쁘고 하는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 다만 나쁜 기억이 늘어나는 게 겁날 뿐이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좋으련만, 여름이 끝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생각만 한다. 마음이 약해진다. 요시모토 바나나 / N.P. 계절은 참으로 성실하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상관없이, 계절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다가온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또 봄이 지나가면 여름이 찾아온다. 여름 다음에는 가을이다. 가지가 죽은 가을. 그렇게 계절이 되풀이되고 가지의 존재는 조금씩 멀어져간다. 별똥별 머신 / 하시모토 츠무구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문득 돌아보니 우리는 황당한..
200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