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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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9
이 거리감이 기분 좋다. 너무 멀면 외롭고, 너무 가까우면 귀찮다. 적당히 웃겨만 놓으면 풍파도 안 일어나고 누구에게도 미움 받지 않는다. 오히려 인기가 많아 여러 가지로 득을 본다. 다른 사람과 잘 안 맞는다고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박히는 놈도 있다. 그런 놈은 너무 약하다. 장애물이 있다고 해서 코스를 바꿔 달리다니. 그 정도 장애물은 피하며 달릴 줄 알아야지. 거짓말을 하든 사기를 치든 뭐든 좋다. 어차피 죽으면 재로 변할걸. 거짓말했다고 염라대왕이 혀를 뽑아서 전시해 둘 리도 없을 테니까. 사라이와 겐 / 들돼지를 프로듀스 거짓말을 좀 하고 동전을 손바닥에서 사라지게 했다가 마술처럼 다시 나타나게 했다고 해서 누가 큰 해를 입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속임수와 사기꾼을 좋아한다. 세상은 거짓말에 속아넘..
2008.10.07 -
No.287
가끔 뒷모습은 얼굴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니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눈동자이기도 하고, 마주보며 이야기할 때의 손짓이기도 하고, 또 놀랍게도 뒷모습일 때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개 뒷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출연자는 두 명이지만 한 사람만 그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공지영 / 별들의 들판 중에서 그때는 아무도 몰랐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땡 땡 종이 울리고 있었다. 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는 말은, 가공의 불안을 현실로 끌어들이는 것 같아 하기 싫었다. 무서웠던 것이다. 지금 말하기를.. 그랬다고,후회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나는 절대로 후회하고 싶지 않다. 희석시키고 싶지 않다. 에쿠니 가오리 /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울고 있었다. 점점 ..
2008.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