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93
나는, 분노를 소멸시키지 못하는 존재이다. 자기 몸 어느 구석엔가 쌓아놓고는 우물에 독약을 던지고 그 물을 퍼마시듯 조금씩 그것을 퍼먹는다. 누군가에게 버림받는 다는 건 그가 던진 칼에 심장을 찔려 죽는 것과 같다. 어쩌면 진짜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건, 그건 피를 흘리면서도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네가 부정해버린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죽어버린 나를 허공에서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정미경 / 검은 숲에서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사랑에 대해 스스로 만들어낸 관념을 사랑하고 있을 뿐이다. 기욤 뮈소 / 구해줘 모든 사랑은 사실 허망하므로 이 순간만이 전부라는 걸. 예전의 나는 사랑을 믿지 않았지만 이제 나는 사랑하는 나 자신을 믿지 않..
200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