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해변의 여인』중에서

2006. 11. 19. 21:24Love Story/In Screen





중래:전 요.. 나이 드니깐 서해안이 너무 좋아요 ..
해가 지는 곳이잖아요 별이 뜨는곳이기도 하구..

문숙:히히히 그래요 맞아요...

중래:왜 웃어요 이사람 진짜..

문숙:그런데 감독님.. 우리가 이 우주에서 우리만 의식할줄아는 존재라면요
지금 우리가 우주를 이렇게 봐주는게 참 고마운 일이지요. 그죠..

중래:우리만 의식하는걸까 ..그러는 걸까 그러면 그렇지요..

문숙:우리만 의식할꺼예요 제 생각엔..

중래:...

문숙:그러니깐 우리가 안 의식해주면 이우주는 다 의미가 없는거예요.
그죠?감독님..

중래:음!

문숙:우리가 이렇게 쳐다봐주고 생각해주고,
그럼 우주가 안 외로워해요..지금...

중래:너무 예뻐요

문숙:고마워요



------------------------------


중래:나 나쁜 이미지하고 싸우고 있거든.
자, 이게(구불구불한 도형) ‘실체’라고 생각을 하자고.
그런데 예를 들어 사람들이. 여기(점 A), 여기(점 B), 여기(점 C).
이런 포인트에 계속 시선이 가면, 환기되는 이미지가 생기게 돼요.
이런 식(삼각형 ABC)으로. 네가 외국 남자하고 잔 건….
이거(점 A)는 섹스할 때 여자가 신음하는 얼굴이라고 하고,
이거(점 B)는 그 외국 남자의 성기 이미지라고 하고,
이거(점 C)는 섹스 비디오에 나오는 이상한 체위라고 생각을 할 때,
이 세 포인트(점 A, 점 B, 점 C)가 세트(삼각형 ABC)가 되는 순간에
기존의 불결한 이미지(삼각형)에 딱 맞아떨어지는 거거든.
그럼 실체(구불구불한 도형)는 없어지고 이 이미지(삼각형)만 남게 되는 거거든.
그런데 예를 들어서 한 요 포인트(점 D) 정도에
네가 전날 밤에 떡볶이 먹고 해피해하는 얼굴을 넣고,
그리고 여기(점 E)에다가는 너 친한 친구가 아픈데 걱정하는 네 예쁜 얼굴을 넣고,
그리고 이 정도(점 F)에 너 똥 누는 얼굴 정도를 넣자고.
그래서 이렇게 연결(점 A-C-F-B-E-D-A를 차례로 연결)을 하면
대강 뭐, 이런 도형(육각형)이 나오겠지, 그치?

문숙:응.

중래:근데 이건(육각형) 자주 보는 게 아니니까 쉽게 잡히지가 않을 거라고.
그런데 어쨌건 이 삼각형(삼각형 ABC)보다는 실체(구불구불한 도형)에 가깝다는 거지.

문숙:응.

중래:그러니까 계속 노력을 하다 보면 이 사악한 이미지(삼각형)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우리는 이 다른 포인트들(점 D, 점 E, 점 F)을
같이 볼 수 있게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알아?

문숙:훌륭하다. 자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어?

중래:허허. 내가 이렇게 싸우는 거야,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