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27. 19:43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앞서 걷던 당신이 갑자기 나를 뒤돌아보았습니다. 억새풀 안에서 우리는 입을 맞추었습니다. 당신 가슴에 안기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세상에는 나를 안아주고 있는 당신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당신에게 안겨 있으면 아무에게도 내가 안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은희경 / 연미와 유미 중에서 어떻게든 흘러 내리지 않으려고 맺히다결국 창에서 미끄러지고 마는 빗방울이 안쓰럽다마지막까지 사랑을 놓지 않으려 매달렸지만결국 순순히 이별을 받아 들인 내 눈물 같다조진국 / 고마워요소울메이트 중술에 취해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잠이 이상하리만치 얕고,나는 아무 꿈도 꾸지 않았다.다만, 모른다는 불안에서 해방되어 잠잠한 빛으로 가득찬 잠이었다.따뜻한 햇빛 속 저 멀리 구름 사이로태양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듯이온화하고 상쾌한 기분을 오랜만에 맛보는 느낌 이었다.내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던 것이다.그리고 나는 잠결에 피아노 소리를 들었다.너무도 아름답게 울려 꿈속에서 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선율이 거듭 채우며 가슴 속 깊이 반짝반짝 사라져갔다.요시모토 바나나 / 슬픈예감 中그가 원하는 게 내가 아니라는 걸 아니까 돌아서야 한다. 내가 그가 아니면 안 되듯이, 그는 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가 택한 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니까.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도 있는 것이다.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그를 덜 사랑해서도, 내가 온 마음을 다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그가 내 사랑이 아니었을 뿐이고, 우리의 운명은 그렇게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이별을 받아들일 것이다. 사랑만으로 안 되는 사랑이 있고, 눈물만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이 있으니까. 나는 결코 사랑에 실패한 것이 아니다. 그냥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한 것뿐이다.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 조진국네가 선 곳에서 문득 서럽도록 네 이면의 아픔이 퍼 올려지는 곳에 굴절된 바람이 분다 세상이 버거워 은폐시킨 감성의 나락 위에서 너는 비어 버린 동공으로 건조한 겨울을 이야기하고 연거퍼 수많은 꿈의 언덕이 굽이치며 맴도는 실상에서 너는 언어를 잃어 버렸다 언제나 인생은 매순간 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건너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의 이름을 망각이라는 기억의 잔재로 안고 긴 겨울을 건너는 동안 욕망의 그늘에 가리어진 남루함으로 멀건 이 바라보는 겨울 강가 햇살은 일상에 분주하고 상처입은 영혼 위로 새들이 날아간다 생의 중심에 남은 작은 희망에 아직은 따뜻한 날개 하나 돋지 않았다고 초조해 할 필요는 없다 천천히 조금씩 자라나는 날개로 눈부시고 찬란한 하늘을 열고 빛을 향한 비상으로 네 눈에 생기가 돌고 세상을 향한 가슴 하나 열었으면 널 위한 기도 / 고은영 하지만 그때, 창밖 어두운 길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나는 언젠가 누군가와 이 밤길을 하염없이 걷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반성이니 뭐니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애써 반성까지 하고 빨래도 해주어서 잠자코 있었다.그렇게, 무슨 일이 생기든 나의 생활은 변함없이 쉼 없이 흘러갈 뿐이다.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 요시모토바나나고통은 찾아왔던 것과 똑같은 길을 걸어 담담하게 사라진다. 나의 이 남아있는 감정들도, 언젠가는- 네가 내 일상으로 들어왔다가, 그렇게 사라진 것처럼 그렇게, 사그라들 것을 믿는다. 허니문 / 요시모토 바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