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30. 18:17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독수리가 점점 야성을 잃어간다고 한다.보호단체에서는 얼마 전에 독수리에게 먹이를 나눠 주는 일을 금지시켰다.사라져가는 독수리의 야성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이다.우리 안에 갇혀 지내는 독수리는 이제 닭에게도 쫒기는 겁쟁이가 되어 버렸다.길들여진다는 것은 삶의 편리를 쫒는 한편으론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기도 하다.야생을 잃은 독수리를 보며 생각한다.나는 편해지기 위해서라며 스스로 너무 많은 양보와 타협을 해왔던 건 아닐까?내가 나답게 사는 것이란 어떤 것일까?이병진 / 찰나의 외면남아메리카의 강에 사는 육식어 피라니아를 수조에 넣고 이런 실험을 했다고 한다.피라니아가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수조 한쪽 끝으로 몰렸을 때,수조의 한가운데를 투명한 유리판으로 막는다.식사를 끝내고 반대쪽으로 헤엄쳐 가려던 피라니아는 투명한 유리판에 부딪힌다.처음에 피라니아는 끊임없이 돌진하지만 번번이 고통만을 얻게 된다.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차츰 환경에 적응하게 되고, 유리판을 향해 돌진하기를 멈춘다.몇 주일 후 유리판을 치워버려도 피라니아는 예전처럼 자유롭게 헤엄치려고 하지 않는다.수조 가운데쯤 가다가 자진해서 돌아온다.그들이 말을 할 줄 안다면 투명한 유리판 앞에서"여기가 끝이야, 나는 여기서 더 갈 수 없어, 더는 못 가!"라고 외칠지도 모른다.사람들도 마찬가지다.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면서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가 정한 한계에 점점 익숙해져간다.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일 자체를 두려워한다.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다.그런데도 자신이 알아서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다.공병호 / 초콜릿 中나이를 먹으면 왜 상처 입는 능력이 떨어지는지 그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또 그것이 내 자신에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 쪽이 편하느냐 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상처입지 않는 편이 편하다. 지금은 누가 아무리 혹독한 소리를 하여도,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 배신을 당해도, 믿고 빌려준 돈이 돌아오지 않아도 그렇게 상처입지 않는다. 물론 매저키스트가 아니니 기분은 좋지 않다. 그러나 그런 일로 낙담을 하거나 며칠이고 궁상맞게 고민하지는 않는다. '할 수 없지 뭐, 세상이란 그런 거야' 라 여기고, 그대로 잊고 만다.젊었을 때는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잊으려 애를써도 쉬이 잊을 수가 없었다.결국은 '할 수 없지 뭐, 세상이란 그런 거야' 라고 생각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요컨대 몇 번이고 비슷한 일을 경험하면서 그 결과 무슨 일이 생기면 '뭐야, 또 지난번과 비슷하잖아' 하고 생각하게 되고, 결과 매사 일일이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현상은 좋게 말하면 터프해진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내 안에 있는 나이브한 감수성이 마모되었다는 뜻이 된다. 즉, 뻔뻔스러워진 것이다. 변명을 할 생각은 없지만, 개인적인 사소한 체험으로 말씀드리자면어떤 류의 나이브한 감수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가 속해있는 직업적 세계에 살아남으려 한다면, 그 시도는 소방수가 레이온 셔츠를 입고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물론 나이를 먹었다고 마음의 상처를 전혀 입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혹은 마음에 깊이 새기거나 하는 것은 나이를 먹은 인간에게 어울리는 일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상처를 입어도 화가 치밀어도, 그것을 꿀꺽 삼키고 오이처럼 시원시원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다. 처음에는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지만, 훈련을 쌓아 가는 동안 점점 정말이지 상처입지 않게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 상처 입지 않기 위해서 中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O.S.T. - Don`t Let Me Be Misunderst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