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싸가지녀

2006. 11. 22. 12:52세상事



[조선일보 강영수기자]

지난 1998년 탈북해 귀국했던 국군포로 장무환씨의 절박한 도움 요청을 쌀쌀맞게 거절한 한국 대사관의 여직원에 대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외교통상부 게시판 등에는 이른바 ‘대사관녀(女) ’에 대한 문책과 외교통상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동영상포털사이트인 엠엔캐스트(mncast.com)에는 지난 20일 ‘대사관녀 동영상’이 올라온 뒤 22일 오전까지 무려 28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국군포로로 북한에 끌려갔던 장씨는 함북 아오지탄광 등에서 생활하다가 지난 1998년 북한을 탈출, 중국에서 체류하다 같은해 9월30일 45년만에 귀환했다.

사건의 발단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 18일 600회 특집 ‘진실과 희망 찾기, 그 15년간의 기록’을 통해 지난 1998년 10월18일 방송된 ‘국군포로 장무환-50일간의 북한탈출기’편을 다시 내보낸 것.

방송에서 장씨는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나 국군포로인데 한국대사관 맞습니까”라고 한다. 이 여직원은 “맞는데요”라고 대답한 뒤 장씨가 “좀 도와줄수 없는가 해서…”라고 하자 “아 없어요”라고 퉁명스럽게 답한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

‘음냐뤼’란 대화명의 네티즌은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 이른바 ‘대사관녀’동영상과 대화록까지 올리며 외교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분노는 비단 이 대사관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재외 국민이든 내국이이든 국민을 개X으로 아는 관료집단에 대한 분노”라며 “대사관과 외교부는 즉각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허범웅씨는 외교통상부 게시판에 “이런 더러운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려한 국군포로 장무환씨를 푸대접하는 ‘왜교부’라고 비난한 뒤 “국민을 팔아먹는게 ‘왜교부’ 직원들이 하는 짓거리냐”고 했다.

그는 “외교부 전체가 이따위 정신이라면 더이상 한국에는 희망이 없는 걸로 알겠다”고 말했다.

이병철씨도 “좀 오래된 영상이지만 요즘 한창 돌아다니는 동영상을 보면 실로 어이가 없다”며 “동포가,그것도 연로하신 어르신이 전화를 하면 예의있게 받아야 하거늘 그런 식으로 전화를 받다니 외교통상부 전체가 욕을 먹는 꼴”이라고 비난하며 해당 여직원의 문책을 요구했다.

‘최윤석’씨는 “개인적으로 직업군인으로 복무한 탓에 사회적 이슈에 이런 댓글을 다는 것이 다소 보수적이지만 방송을 보고 심히 분개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대한민국 외교부가 유엔 사무총장 배출하면 뭐 하냐”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는 “자국민에게 그렇게 무례하고 더군다나 대한민국으로 귀환하고자 하는 생사를 걸고 탈북한 국군 포로에게…”라며 “외교부 당신들 귀족 엘리트주의, 내부의 무능에 관대한 온정주의 부터 제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이사랑’이란 대화명의 네티즌은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 “눈물이 다난다”며 “목숨걸고 나라지켰것만 고작 돌아오는건 냉대뿐이니”라고 한탄했다.

(강영수 기자 nomad90@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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