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86
오래도록 나 역시 결핍감을 추진력으로 하여 살아왔을 것이다. 그 결핍감을 메우려는 욕망을 마음의 동력 장치로 삼아 현시적인 무엇인가를 성취해왔다. 질투는 나의 힘, 분노는 나의 에너지, 콤플렉스는 나의 추진력..... 다 맞는 말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 나르시시즘적 자기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욕구, 일상의 어려움이나 심리적 고통으로부터 멀리 떠나고자 하는 방어의식... 그 모든 것들이 뒤섞여 내 삶을 이끌어온 게 틀림없었다. 삶이 막다른 곳에 부딪친 이유도 거기 있었을 것이다. 모든 정신 에너지는 양날의 칼이기에 외부로 나아가는 만큼 내면으로도 향하여 알게 모르게 나 자신에게 해를 끼쳤을 것이다. .... 생의 에너지와 추진력이 되어주었던 바로 그 힘들에 의해 몸과 마음이 무너지게..
2008.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