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58
바깥으로 나오니, 정말 모든 것에 가슴이 설레었다. 강렬한 햇살, 반짝이는 아스팔트, 정지되어 있는 나무들의 짙은 초록. 호흡을 하는 나에게 "지금 가슴이 콩콩거리지?" 라고 하며 사키가 활짠 핀 해바라기 같은 웃음을 보였다. 햇빛 안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웃음이라,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드디어 여름이 오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 N.P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에는 항상 눈앞에 시간이 무진장으로 남아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마당에 널어 햇볕을 쪼인 이불의 보송보송한 단내. 지금부터 무슨 일이든 적어넣을 수 있을 것 같은 달력의 여백. 아직 펼쳐보지 않은 하얀 페이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이 가져다줄 행복한 예감으로 가득하다. 한 달만 지나면 그것이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되겠지만 해마..
200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