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19. 21:23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이따금 상상하곤해. 우리둘만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 상상해봐 머리를 감겨주기도 하고 가끔은 아침밥 지어줄거야? 아니면 그냥 훌쩍 밖으로 나가 거닐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둘이 울 수도 있을까... 요시모토 바나나 / 하치의 마지막연인 중에서 그대와 함께 한 시간보다 그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고,사랑해서 행복한 시간보다 고통받는 시간이 길었던 건,처음부터 사랑이 우리를 배려하지 않았던 탓이겠지.언젠가 내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 그대.우린 꼭 그만큼만 사랑했던 거야. 혹은 사랑이 우리에게 꼭 그만큼만 허락했던 거겠지.나 없이 행복한 그대.안녕.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아름다운 그대.황경신 / 모두에게해피엔딩그 남자5년 뒤 첫눈 내리는 날 만나지 안을래.그때도 어린애들처럼 벙어리 장갑 끼고 눈을 뭉치면서 서로에게 던지면서 그렇게 기념사진 한 장을 찍는 거야넌 혼자 일까? 음 난 그때도 혼자인 것 같은데넌 그때도 지금처럼 술을 한 모금도 입에 못 댈까난 그때도 지금처럼 자전거를 매일 끌고 다닐 것 같은데그래 어려운 것 아니니까 약속하지 않을래?5년 뒤 첫눈이 오는 날 저기 저 다리 위에서 만나는 거야만약 다리가 없어져도 저 다리가 없어진 그 자리에서 만나는 걸로아니 그냥 그렇게 먼 훗날 약속 같은 거 하나쯤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서그럼 이유 같은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그냥 우리가 만날 수만 있다면....그 여자무슨 예감 때문에 그런 약속을 한 건지?그 사람을 그 후로 몇 번 정도 만나고 오랫동안 통 볼 수 없었어요아프다는 소식만 들었어요. 난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데그는 아직도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을까요첫 눈이 내려요 저 눈이 그 사람이 있는 곳에도 내리길 바라면서버스에 올랐는데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들 나를 처다 보는 것 같았어요나만 행복해하는 것 같아 좀 미안하기도 했어요.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다리는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네요난 그걸 이제서야 생각하는 바보네요그가 빌려줬던 책을 그때 책을 들고 나가요 난 정말 그 사람이 다리 위에 서서 손 흔들어줬으면 좋겠어요.그 사람이 오는 기적을 봤으면 좋겠어요정말 눈이 많이 와요. 세상이 온통 하얘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나를 사랑하는 일은 깊은 물속에 잠겨있는 일과 같아서,눈은 점점 어두워지고 마음에는 한없이 시퍼런 멍이 든다고 말하던 당신. 지금 어디에 있는가.그때 당신은 처음으로 내게 진실을 이야기했고,그 진실의 무게로 힘겨운 나를 두고 떠났다.영원한 이별은 아니리라 믿었지만, 그것은 실제로 영원한 이별이었다.당신은 나에게 더 해야할 말이 있었다.그것을 하지 않은 채 떠나가버렸기 때문에,나는 당신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기억들은 더 많은 나이를 먹고 추억이 된다.그리고 추억들은 하나의 마을을 이루기도 한다.황경신 /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_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