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47

2007. 1. 14. 23:40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혼자 있을 때 상대를 생각하며 서글픈 마음이 된 적이 있어요?

물론. 이따금 있지. 특히 달이 창백하게 보이는 계절에는.

특히 새들이 남쪽으로 건너가는 계절에는. 특히....

어째서 물론이죠?

누구나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결여된 일부를 찾고 있기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망정 언제나 애절한 마음이 되는 거야.

아주 먼 옛날에 잃어버린 그리운 방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거지.

당연한 일이야.


무라카미 하루키 - 해변의 카프카




그녀는 문득 저 모퉁이를 돌아간 곳에서

누군가가 나를 기다린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올 자기를 기다리며 누군가가 서 있다.

그리고 실은 나도 그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의 모습을 본 순간 그 사람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온 몸에 기쁨이 퍼져 간다.

마리코는 고개를 가로 젓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히도쓰기 길을 왼쪽으로 걸어간다.

물론 그녀는 아무도 그런 길가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녀는 한 숨을 쉬면서 가게로 향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모퉁이를 돌아가는 것은 나쁘지 않다.

어쩌면 오늘은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매일 이런 조그마한 기대를 하는 것이 그녀를 이렇게 걸어가게 한다.


야마다 에이미 - Waiting on the corner




내가 사랑한 당신!

부서져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우리가 울었던 것조차 행복이었다고,

손가락 걸어 걸어 가슴 깊이 새겼던 다짐의 그 말들이

아마도 영원히 변치 말자던 사랑이었지요.


내가 사랑한 당신!

아직도 당신은 그 곳에 계시면서 소리없이 미소짓는 똑 같은 얼굴로

흔들리며 아파하는 날 바라보시는지요?

먹을 갈아 뿌린 듯 빈틈없이 두려운 까막 하늘을

함께 바라보고 있던 그 때처럼 잔별들이 와르르 소리치며 쏟아집니다.


내가 죽으라 사랑했던 당신..

여기저기 꽃히던 밤하늘의 그 잔별들이

어둠속으로 조각조각 떨어져 갔다지만,

그때 모두 다 무너져 내렸다면

우리가 같은 별을 안았겠고,

우리가 분명 같은 살색을 가져었겠지요?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내 생각은 하지 않을까.

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 전화가 울려 주길 숨이 막히도록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전화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이 순간을 넘길 수가 없다.

이대로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내가 당신 생각을 할 때 당신도 나를 생각할까.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경린 / 나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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