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49

2007. 1. 14. 23:42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니"?

오른쪽 길로 가야할지, 왼쪽 길로 가야할지..

오른쪽 길로 가면 완전히 잘못가는 건 아닐까,

또 왼쪽 길로 가면 내가 가려던 방향과 더 멀어지는 걸 아닐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니?

우리가 살다보면은 그런 상황들이 한 두번쯤은 꼭 온단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고, 알려주는 사람은 없고,

더군다나 내 목적지가 어딘지조차 잃어버렸을 때 말이야..

너무 막막하지?

하지만 기억해야 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막막해도

그 길에 그냥 멈춰 서 있어선 안되는 거야.

결정의 시간이 약간은 길어도 괜찮지만 분명한 건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앞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이지.

그렇지 않다면 너는 아마 계속 그 자리에 있을거야.

만약 그렇다면 네가 원하는 목적지는 애초에 없는 것이겠지.

기억하렴.

잘 몰라서 멈칫하는 시간은 약간은 길어져도 괜찮단다.

하지만 결정되면 앞으로 나가야 해. 아무 두려움 없이.."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 아직도 그립니 중에서




이별과 사랑이 달리기 시합을 하기로 했다.

총소리가 울리고 사랑은 열심히 뛰어갔다.

하지만, 이별은 사랑이 저만치 가고 있는데도..

걸어갈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동안 부지런히 걸어온 사랑은 결승점에 거의 다 달았다.

하지만 사랑은 너무너무 힘들어 했다.

이때 이별이 전속력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이별은..

사랑이 너무 힘들때 찾아온다..


이별공식




이별이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사랑이 끝난 후에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 막 시작될 때, 사랑이 그 정점을 향하여 솟구칠 때,

또한 사랑이 내리막길로 미친 듯이 치달을 때,

심지어 사랑이 미처 시작되기도 전에,

순간마다 존재하고 순간과 순간 사이에 존재한다.

만약 이별이란 것이 얌전히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가

사랑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것이라면,

우리를 그토록 아프게 할 리가 없다,

그러니까 나의 이 이론은 올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랑이 끝나버린 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된 사람과 이별하는 일이

우리를 아프게 할 리 없으니까.

그것은 따뜻한 봄의 햇살 속을 날카롭게 통과하는,

또한 풀어헤친 방심한 옷깃 속을 파고드는,

남아 있는 겨울 같은 것이다.

매 순간 이별을 느끼기 때문에 그 사랑이 애틋하고 눈물겨운 것이고,

사랑이 그토록 소중하기 때문에

이별 또한 하나의 가슴을 충분히 망가뜨릴 만큼 잔인한 것이다.

하지만 또한 그것이 이별의 전부는 아니다.

이별은, 이별 후에도 온다.

완전히 이별한 거라고 생각한 다음,

그 이별에 대해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날들이 무수하게 반복된 후에도,

이별은 새삼스럽게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첫 번째 이별처럼 즉각적인 아픔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다른 의미에서 더욱 잔인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 속에는 역설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이를테면 겨울 속의 따뜻함 같은 것.

생각해 보면, 아름다움이란 잔인함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이별에 대한 아름다운,

그래서 잔인한 이야기이다.


황경신 / 슬프지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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