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38

2007. 9. 4. 15:42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내 모습이 유리창에 비쳤다.

항상 잊어버리고 닫아두지 않는 커튼.

나는 매번 나 자신에게 지고 마는구나.

분명 뜨끔한 꼴을 당할 텐데 왜 가니?

밤의 유리창에 비친 내가 가만히 나무라고 있었다.


러브 홀릭 / 야마모토 후미오




이별한다는 건

내가 살아 온 세상의 한 부분을 통째로 잘라 내야 하는

아주 크고도 힘든 수술이라는 거

이젠, 알것도 같아요.


이미나 / 그남자 그여자 中




너를 만난 이후로 나의 인생은 세 가지로 축약되었다.

너를 향해 달려가거나

너를 스쳐지나가기 위해 달려가거나

너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달려간다.


황경신




떠나는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

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누군가가 아니라, 대상이 아니라

과연 내가 붙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게임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게임은 오기로 연장된다.

내가 버림받아서가 아니라 내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어 더 이를 악물고 붙잡는다.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분노한다.

당신이 그랬다.

당신은 그 게임에 모든 것을 몰입하느라

전날 무슨 일을 했는지 뒤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당신은 그를 '한번 더 보려고'가 아닌

당신의 확고한 열정을 자랑하기 위해 그를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걸 전투적으로 포장했고, 간혹 인간적인 순정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후, 그 끝 지점을 확인하는 순간

큰 눈처럼 닥쳐올 현실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당신은.

그 무렵 나는 당신을 그 절망에서 꺼내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도화지를 기다랗게 말아 눈에 대고는

그곳을 통해 단 한 가지만 보려 드는 당신,

그런 당신에게 어울리는 건 한참 느슨하고 모자란,

나 같은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허나, 당신은 몇 년째 그대로였다.

여전히, 오랜만에 길가에서 마주친 나 같은 사람은

아침 신문에 끼여 배달되어 오는 전단지 같았다.

어떻게 그 모든 것들이 몇 년 전과 똑같은 그대로일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랑을 거둬버린 그를 향해 다시 사랑을 채우겠다고,

네 살 난 아이처럼 억지 부리는 일로

세상 모든 시간을 소진할 수 있단 말인가.

당신은 고장난 장난감처럼 덜그럭덜그럭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낯선 곳에 가 있으면서 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균형을 잃은 지 오래이면서도 그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고양이처럼 돌아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찌 될 것인지, 어찌해야 할 것인지를

결코 당신이라는 고양이는 알려주지 않는다.


끌림 / 이병률 中 - 고양이가 돌아왔으면 좋겠어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눈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오규원 /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中




어쩌면 고통스러운 기억도

우리 삶의 일부분이다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어쩌면 그것은 체념에 의한 긍정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절대로 망각할 수 없는 기억들은 평생 옆에 두고 가는 거다.

평생 짊어지고 가는거다.


안녕 뉴욕 / 백은하



































'Love Story > 사랑 그 흔한 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No.140  (0) 2007.09.04
No.139  (0) 2007.09.04
No.137  (0) 2007.09.04
No.136  (0) 2007.09.04
No.135  (0) 2007.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