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4. 15:40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조용한 생활. 담담하게 흐르는 날들, 되풀이되는 자질구레한 의식.식사에 차에 가벼운 쇼핑, 꽃병의 물을 갈고 커튼을 열고 닫는 하루하루.테이블 위에서 주고받는 대화에는가장된 무관심과 익숙해진 지루함..황혼녘 백합의 뼈 / 온다 리쿠그의 옆모습은 무언가를 망설이는 사람의 것처럼, 흔들렸다.나는 그의 옆자리에 놓여져 있었다.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중이었을까, 혹은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을까.해가 천천히 지고 있었고, 음악소리가 커지고 있었고그는 속력을 높였다.코너를 돌았을 때, 나는 쿵, 하는 소리를 내며 한쪽문에 부딪쳤다. 그는 내 쪽을 한 번 흘낏 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그는 나를 미워했던 걸까.아니면 나의 존재 같은건 처음부터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던 것일까.하지만 우리사이에는 너무 많은 세월이 쌓여버렸다.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우리는 한때 너무나 가까웠었다.하루도 못 보면 세상이 어떻게 될것 같았던 시절도 있었다.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떨어져 살아도 되게끔 되어 버렸다. 윤후명 / 그래도 사랑이다 中솔직히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그렇게 강렬하고 완전하던 열정이 어째서 애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풍화하는지 모를 일입니다.사랑하면 죽는다 / 마르셀라 이아쿱 그녀는 말하곤 했다. 네가 옆에 있어도 이 시간이 되면 고아같이 느껴져...때때로 나는 엄마없는 아이 같아 ...공지영 / 빈들의 속삭임 中그들은 서로의 마음이 피로했다.서로에게 저지른 분명한 잘못도 없다. 지난 8년의 세월이 그들에게서 어떤 힘을 빼내가 버렸다. 둘 다 그걸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결혼을 하자는 말도 하지 않는다. 안할 이유도 없지만 해야 될 이유도 서로 찾지 못하고 있다. J는 가끔 생각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오로지 생기였을 때 그때 바로 결혼을 했으면 어땠을까?J 이야기 / 신경숙사랑이란 건, 그대와 나 사이에 존재한 것이 아니었을 지도 몰라. 그건 어쩌면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다른 세계로부터 잠시 왔다가, 우리에게 아무 양해도 구하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것일 거야.그대와 함께 한 시간보다 그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고, 사랑해서 행복한 시간보다 고통받는 시간이 길었던 건, 처음부터 사랑이 우리를 배려하지 않았던 탓이겠지.황경신 / 모두에게 해피앤딩 中사랑이 깨어지는 일은 그치지 않고 발생한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더 사랑한 사람이 더 기억하고 그 사랑에 몰두한 사람이 그 깨어짐으로부터 멀어지는데 시간이 더 걸릴뿐.....신경숙 / 가거라, 슬픔아 中먼저 상대방이 싫어진 사람이아직 상대방이 싫어지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룰을 지킨 사람이 궁지에 몰려 벌을 받는 유일한 게임, 그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인지도 모른다...공지영 / 별들의 들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