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51

2007. 10. 7. 14:12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슬퍼할 권리를 되찾고 싶어.

잔잔하게 눈물 흘릴 권리하며,

많은 위로를 받으며 흐느껴 울 권리,

핑핑 코를 풀어대며 통곡할 권리.


노혜경 / 슬퍼할 권리 中




해는 기울고 여름은 가고

신문처럼 구겨진 나는

어디에든 숨을 수도 있을 것 같았지

여름은 가고 해는 기울고

그림자처럼 가벼워진 나는

어디로든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았지

목숨보다 가벼운 나는

세월보다 무거운 너를 떠날 수도 있을 것 같았지

사랑도 저문다는 것을

겨우 알 것도 같았지


황경신 / 2002.9. PAPER 中




왠지 지쳐 있었다.

쌓이고 쌓인 혼잣말에도,

여름과 달리 새파란 하늘이며

아이들의 가느다란 다리를 보는 것에도,

단조로운 산책로를 걷는 것에도,

그 끝에서 기다리는 생활에도.

마른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린다.

여름에 자른 머리가 벌써 꽤 자라 있었다.

계절이든 몸이든 아무래도 좋을 것들만 변해간다.


혼자 있기 좋은 날 / 아오야마 나나에




춥다, 추리닝 한 장만 입고 나온 것이다.

봄, 여름, 가을하고 계절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 버려서

가을이 되었다고 하는 실감을 전혀 할 수 없다.

언제부터 일까, 계절에 대한 감각이 둔해져 버린 것은.

열두 살 때는 교실 창으로 몸을 내밀고

흩어지는 꽃잎을 손바닥으로 받으며

달콤한 봄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


창이 있는 서점에서 / 유미리




갑자기 나는 내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고

대답하는 당신 목소리를 듣고 싶어졌다.

수화기를 들어 다이얼을 돌렸는데,

하지만 두 번째 벨소리가 날즈음에 끊어버렸다.

이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역시 나는 두려웠던 것이다.


타인의 얼굴 / 아베 고보




내일이 와도 네가 내 곁에 없으리라는 사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내일이라는 말을

희망의 의미로 쓸수 없게 만드는 거야.

거꾸로 오늘 다음에 어제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도내 곁에 있을테고,

그리고 또 지나온 시절이 좋았던건 결코 아니지만,

내가 이미 다 아는 일들이 닥쳐올테니

적어도 두렵지는 않을거 아냐.


은희경 /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않는다 中




단지 조금 늦게 만날 뿐인거다.

물론 좀 더 빨리 만나

보다 많은 추억을 만들어가며 오랜동안 함께 하면 좋겠지만,

인생이 저무는 때에 만나

각자 걸어온 길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며

그렇게 함께 웃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나의 길 속에 누군가가 정말 있는거라면

언젠가는 만나질거다.

그리고 그것이 꼭 남녀의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내 시간 속에 작은 기운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기쁨이고, 행운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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