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15. 20:15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언제나 온화하고 조용조용한 남편. 하지만 난 늘 종알종알 깔깔 호호 하하... 그래서 겉으로 보여지는 우리집은 내 목소리가 더크고 남편은 그저 소리없이 사는줄 압니다. 사실 그건 맞는 표현일수도 있습니다..하지만, 그 조용하던 남편이 한번 화가 난다면? 전 확실히 그 변신을 알고있는터라 미리 자폭한답니다. 미리 백배사죄 반성의 태도를 확실히 보여주고자 노력하죠. 왜냐면?...화나면 무셔우니까~ 남편이 눈을크게 뜨고 힘을주면, 전 이때를 놓치면 치명적이란걸 알기에 손이 발이 되도록 온갖 재롱을 담아 쇼를 하곤 합니다. 그렇게 진정을 시켜놓다보면, 제스스로 감정에 복받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죠. 여자의 무기는 눈물이라고.. 그럼 어느새 피식 웃어버리는 남편. 그렇게 잠깐의 전쟁이 끝났다고 모든게 종결되나요? 저의 깜찍하고 놀라운 복수가 시작됩니다. 아무리 남편이지만 얄미운건 얄미운거고 내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사과했다면 당연 억울하거든요. 남편모르게..나중에 들통이 날지언정 복수를 행동으로~ 일단 신문지를 두뭉치 뭉쳐서 남편의 구두속에 집어넣고, 남편의 바지에서 허리띠를 빼놓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가는걸 아니까 화장지 치워버리고,기타등등. 아침에 일어난 남편... 급하게 화장실에서 저를 불러댑니다... 연옥아.. 화장지 없다~ 없다~... 못들은척 버티는 나. 출근하려고 옷을입다 투덜대며 바지에 허리띠끼우는 남편. 난 웃음을 참으며 못들은척~ 마지막으로 현관에서 구두신던 남편은 구두속에 발을넣다 멈칫~전 줄행랑을 쳐야합니다... 옆에있다간 꿀밤먹기 딱 좋으니까요. 전날에 잠깐 다투었다면 조금은 코믹하고 심오한 복수혈전으로 끝나는 우리집의 부부싸움... 하지만 여태까지 제 복수에 앙심을 품고 남편이 복수해온일은 없답니다.. 그저 구두속의 신문뭉치를 저를 향해 던질뿐이죠... 야~!!..너 자꾸 그럴래?.. 이따 퇴근해서 보자..각오햇!! 이 한마디뿐. 저의 복수혈전 어때요? 여기서 더 심해지면 또 혼나겠죠? 이렇게 퇴근시간이 가까워 지고 하루일을 마무리 할 때쯤이면 난 살며시 메모를 준비한다.작은 메모지위에 퇴근길에 사가야할 반찬거리들을 적는다.오늘 준비할 것은 이런것들..생선(이면수), 강낭콩한줌, 국거리로 쇠고기 조금,무우한개,그리고 다 쓴 치약과 리필용 린스한봉지.집앞 마트에 들려 이것저것 구경하기보단 그저 메모지에 적힌대로 쏜살같이 챙겨서 계산을 끝낸다.하지만 내가 정말로 사고싶은건 이런것들이다.은빛살 도톰한 갈치 한마리를 사서 맛깔스럽게 조림도 해주고 싶고,한우갈비 몇근을 사서 요것조것 갖은 양념으로 잘 재워큼직한 갈빗살 수저위에 얹어주고 싶고, 싱싱한 꽃게 몇마리 사서 빨갛게 양념해선 마주앉아 살을 발라주고 싶다.그러나 내 지갑의 모양새는 좋은말로는 검소하고더 좋은 말로는 알뜰하고, 안좋은말로 표현해보면 가난하다.내 메모지에 적힌것들은 최고의 찬거리 목록이 아니고그저 값싼 생선 한 마리와 얇게 저며썰은 고기몇점과 밥을 이쁘게 보여주는 콩한줌...비싸고 좋은 찬거리가 아니면 어떠랴~남편앞에 내 정성을 가득담아 사랑표 밥상을 차려낼수 있으면 ?瑩?.거뜬하게 해치운 빈그릇들을 보는 행복함이면 ?瑩?.오늘도 난 작은 메모를 주머니속에 찔러넣고 퇴근을 하고쏜살같이 장을 봐서는 간단하게 계산을 마칠 것이다.그리곤 즐거운 나의집으로 풍덩~ 빠져버리기 위해 신나게 뛰어가고 있을 것이다.내 마음속에 있는 알짜배기 행복이란 녀석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