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30. 18:20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왜 내가 그리워요?""그냥. 그리워요"이도우 /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너의 그런 점이 너무 좋아."토오루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한다. 그리고 양쪽이 동시에 그랬다고 토오루도 확신했을 만큼 자연스럽게 서서히 입술이 맞닿았다. 정성스럽게 소중하다는듯이 놓고 싶지 않다고 절실하게 바라고 있는 자신의 마음과 똑같이 시후미도 바라고 있음을 안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시후미도 바라고 있음을 안다. 그러한 키스였다.에쿠니 가오리 / 도쿄타워그는 오늘도 아들과 압구정 까페에 앉아 있었다.통유리 밖 횡단보도에 한 커플이 눈에 들어온다. 서로 죽고 못 산다는 표정의 연인들. 그가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들, 너 저기 횡단보도에 형이랑 누나 보이지? 저 둘이 어떻게 사귀게 되었을 것 같아?”아들은 잠시 바라보다가 “아빤 별 게 다 궁금해?”라며 핀잔을 줬다.“아빤 말이야, 저 둘이 이렇게 시작되었을 것 같아.어느 날 형이 자판기 커피를 빼들고 학교 옥상에 올라갔는데 말이야. 거기 난간에 누나가 먼 곳을 바라보면서 서 있는 거야. 형은 누나 옆으로 다가가 자신이 마시려고 했던 커피 잔을 내밀었어. 이유 없이 커피 한 잔을 받아 든 누나는 이걸 왜 주냐는 듯한 표정으로 형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야. 그때 형은 ‘그냥요....’ 라며 쑥스럽게 피식피식 웃기만 했을 거야.저 둘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을 것 같아.”그리고 그 순간 이런 배경음악이 흘렀을 것 같다며Reality 흘러나오는 mp3 이어폰을 아들 귀에 꽂아 주었다. 김혜경 /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중에서나는 사랑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도대체 언제쯤일지 목을 빼고 기다리지 않아도 어느 순간 코앞에 다가와 있는 것아무리 막아보려 애쓰고 애써도 도무지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아무 준비 없이 소나기를 만나거나 단 하루 사이에 거짓말처럼 봄을 만나는 것처럼...그래서 나는 사랑은 하는게 아니라 오는거라고 생각해."아...사랑하고 싶다." 하고 백날을 떠들어도 소용없고,"다시는 사랑 안 해..." 하고 아무리 시건방 떨어봤자 아무 소용 없는 것...그냥 그날 그때 그 자리에 그 사람이 나타나는 것...그리고 천둥소리처럼 그걸 알아채는 것...심현보 / 사랑, 마음이 시킨 가장 고마운 일누구나 한번쯤은 사춘기 시절 짝사랑을 경험한다. 옆집에 사는 멋진 대학생 오빠나 예쁘게 생긴 여자아이, 레코드 가게에서 늘 만나는 분위기 있는 주인 아저씨, 어쩌다 찾아본 책방에서 처음 마주친 시를 읽는 소녀, 언제나 비슷한 시간대에 버스 터미널에서 마주친 두 눈빛, 그리고 멋지게 문제를 풀어내는 수학 선생님, 아름다움을 알려주시는 음악 선생님과 미술 선생님 등. 우리의 짝사랑의 대상은 수없이도 많아. 쳐다봐도 가슴이 뛰고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말을 더듬는 경우가 많지. 그때는 매일매일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을 위한 순수한 감성으로 온 세상을 바라보게 된단다. 사랑에 관련된 시나 이야기, 소설에 심취하게 되어 그 어떤 유명한 시인보다 더 아름다운 자신만의 시를 써간다.짝사랑에 빠져 있을 때의 행위 그 자체가 시며 소설과도 같아. 몇날 밤을 지새우며 써내려간 편지를 결국 부치지 못하고 찢어버리지.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이 혹 들킬까 조심조심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그 사랑을 생각하면 멍해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지. 그렇게 사랑은 우리들 마음에 처음 꽃을 피우기 시작하지.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짝사랑을 시작으로 해서 마음을 주고받는 사랑의 터널로 들어가게 되는 거야.홍신자 / 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 중에서
♬ Reality - Richard Sande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