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만들어진' 해트트릭, 또 만들어 갈 것?

2007. 3. 15. 13:14Sports Story/축구&수원

14일 K리그를 강타한 안정환(31·수원삼성)의 해트트릭은 골은 그저 넣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또 한꺼번에 터진 골몰이가 무엇을 만들어 갈 지. 그에 대한 밝은 전망도 비춰줬다.

안정환의 대전전 해트트릭은 한 경기에서 세 골을 몰아친 양적 비중을 넘어 골로 연결되는 과정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안정환은 “동료들이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고 겸손했지만 세 골의 골 지도를 살펴보면 골을 찾아가는 안정환의 움직임과 해결능력이 돋보였다.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해트트릭만으로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골의 냄새를 맡는 능력만큼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전반 18분 상대 수비 포백의 배후에 찔러준 곽희주의 스루패스를 받아낸 움직임과 반박자 빠른 오른발 슛. 38분 이관우의 로빙 리턴패스를 각이 없는 골지역 오른쪽에서 잡아내 슛으로 연결한 과정. 또 후반 36분 나드손과 2대1 패스로 수비벽을 허물며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만든 세번째 골까지. 어느 하나 손쉽게 얻은 골은 없었다.

차범근 감독의 배려도 한 몫 했다. 차 감독은 인터뷰에서 “내가 공격수였기 때문에 안정환의 심적인 부담을 잘 안다. 후반 교체로 투입하는게 더 부담을 느낀다. 경기가 안 풀리면 빼는 것도 계산해서 선발출전시켰다”고 말했다. 또 “정규리그와 컵대회는 다르다. (팀이나 선수에게) 부담이 더 적다”며 몸상태가 완전치 않음에도 자신감과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4일 개막전에 이어 14일 대전전에 선발출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안정환이 “볼 터치를 줄이면서 리듬을 살려 움직이고 기회를 포착해 골문으로 들어가라”는 차감독의 주문 사항을 그대로 받아 들여 혼자하는 플레이보다는 동료들과 한 데 어우러진 부분 전술에 중점을 둔 것도 주효했다.

또한 안정환의 해트트릭은 앞으로 긍정적인 영향으로 전화될 가능성도 높다. 안정환은 “아직 몸상태가 100%가 아닌데. 해트트릭으로 적응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랜 공백을 딛고 새출발하는 선수에게 제 자리를 잡기 위한 임팩트로서 해트트릭은 효과 만점이다. 수원도 안정환이 골몰이에 발동을 걸며 나드손과 상생의 경쟁 체제를 이룬다면 공격진의 폭발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2005년 득점왕 출신인 나드손은 올시즌 3경기에 나섰지만 아직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