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25

2008. 2. 15. 20:37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출근길에 있었던 일이다.

옆 차가 바짝 붙어 지나가면서 내 차 문짝을 '찌익' 긁어 놓고 말았다.

나는 즉시 차를 멈추었다.

상대편의 차를 운전하던 젊은 부인이 허겁지겁 내리더니 내게 다가왔다.

많이 놀랐는지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미안합니다. 제가 아직 운전이 서툴러서요. 변상해 드릴게요."

그녀는 잘못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자기 차 앞바퀴가 찌그러진 것을 알게되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틀 전에 산 새차를 이렇게 찌그러뜨려 놓았으니

남편 볼 면목이 없다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나도 그녀가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사고 보고서에는 운전 면허증과

보험관계 서류등에 관한 내용들을 함께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필요한 서류가 담긴 봉투를 꺼내려고 운전석 옆의 사물함을 열었다.

그리고는 봉투속에서 서류를 꺼냈다.

"이건 남편이 만약을 위해서 필요한 서류를 담아둔 봉투예요"

그녀는 또 한번 울먹였다.

그런데 그 서류룰 꺼냈을 때 제일 앞장에 굵은 펜으로

다음과 같은 커다란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여보, 만약 사고를 냈을 경우에 꼭 기억해요.

내가 가장 사랑하고 걱정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그녀의 남편이 쓴 글이었다.

내가 그녀를 다시 쳐다보았을 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어느 날 퇴근길 남자는 리어카에서 파는 삼천원짜리 귀고리 한쌍을 샀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내밀자

아내는 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달아 보며 아이처럼 즐거워했습니다.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던 남편도 덩달아 기뻐하며 큰소리를 쳤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이번 월급날에는 멋진 옷 한 벌 사 줄께!"

싸구려 선물에도 감격하며 좋아하는 아내에게 무안함을 감추려는 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월급날인 오늘 남편은 빈 손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월급봉투만을 아내에게 내밀었습니다.

남자는 월급을 받아 들고 부푼 마음으로 백화점엘 갔으나

생각보다 엄청난 가격에 입만 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옷은 월급의 절반도 넘어 도저히 살 엄두를 낼 수 없었다며

몹시도 미안하고 안스러운 눈으로 아내를 바라 보았습니다.

아내는 풀이 잔뜩 죽어 있는 남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시장에 가면 그런 옷 말고도 싸고 예쁜 옷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값비싼 옷은 훗날 제가 나이가 잔뜩 들어 늙고 추해 보일 때 그 때 입으면 돼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은 금새 생기를 되찾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향해 말했습니다.

"그럼 당신은 평생 가도 그런 옷은 못 입겠네.

세월이 아무리 흐른 뒤에라도

내 눈에 보이는 당신은 항상 젊고 예쁠 테니까 말이야."




스물세번째 결혼 기념일 날,

나는 미리 점찍어 둔 가방을 아내에게 선물했다.

당신이 웬일이세요?

아내는 놀라는 표정으로 선물 포장을 뜯더니 무척 기뻐했다.

그리곤 저녁준비도 뒤로 미룬 채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는 거울을 쳐다보았다.

정말 예뻐요. 예전부터 난 이런 가방을 가지고 싶었어요.

고마워요. 여보, 내일부터는 이 가방을 들고 다닐게요.

아내는 낡은 가방에 들어 있던 물건을 테이블 위에 꺼내 놓기 시작했다.

아내의 가방에는 참으로 많은 물건이 빽빽하게 들어 있었다.

끊임없이 나오는 물건들을 보고 감탄하는 사이,

가방 깊숙한 곳에서 한 묶음이나 되는 편지 다발이 나왔다.

그 편지들을 하나씩 살펴보니 바로 내가 아내에게 쓴 편지였다.

2년 전부터 아내와 나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써왔다.

그런데 아내는 그 동안 내게서 받은 편지들을 모두 가방에 넣고 다녔던 것이다.

아내는 그 편지들을 다시 새 가방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예전에 가지고 다니던 가방에는 모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젠 됐어요.

이 가방이라면 당분간은 충분해요.

뭐하러 무겁게 그 편지들은 매일 가지고 다니는 거요?

내 물음에 아내는 생긋 웃었다.

당신의 편지들로 가득 차 가방이 무거워지면 내 행복도 그만큼 커진답니다.

자, 이제 저녁을 준비 해야겠지요?

소매를 걷어붙이고 돌아서는 아내의 뒷모습이 행복으로 가득 차보였다.

그와 함께 내 마음에도 사랑의 밀물이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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