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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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40
신랑이 늦둥이라 저와 나이차가 50 년 넘게 나시는 어머님.. 저 시집오고 5 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혼자 4 년간 똥오줌 받아내고, 잘 씻지도 못하고, 딸내미 얼굴도 못보고, 매일 환자식 먹고, 간이침대에 쪼그려 잠들고, 4 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힘이 없으셔서 변을 못누실땐 제 손가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할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베풀어주신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제나이 33살 먹도록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정신치료를 받고 계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제가 10살때 집나가서 소식없는 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오빠.. 그밑에..
2009.03.30 -
"바보 같으니......"
"바보 같으니......" 비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나는 내 마음을 들킨 듯 소스라치게 놀란다. 나에게 하는 말일까? 내가 비를 이렇게 갈망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는 것일까? "갖고 싶은 거 있어?" 비가 묻는다. "......갖고 싶은 거?" "그래. 사줄게." 그 순간, 나는 비가 왜 나에게 다섯 번이나 메시지를 남겼는지, 왜 우리 집 앞에서 새벽까지 기다렸는지, 그 모든 이유를 알게 된다. 비는 나를 떠나려 하고 있다. 나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인다. "오기 전에 뭘 하나 사려고 했어. 그런데...... 네가 뭘 좋아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났어." 그래, 그렇겠지.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 내가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무슨 음악을 자주 듣는지, 어디를 가고 싶어하는지, 하나도 알고 ..
2009.03.06 -
사랑만큼은 절대 놓치지 마.
난 네가 자신의 삶과 사랑을 놓치게 될까 봐 걱정이야. 사랑만큼은 절대 놓치지 마. 삶이라는 여행을 하는 동안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해야만 해. 누구를, 언제,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하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네가 사랑한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지. 그걸 놓치지 마. 삶이라는 이 여행을 사랑 없이는 하지 마.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 인생 수업 中
2009.03.06 -
No.339
"당신 나쁜점이 뭔지 알아요?" "뭔데요?" "사람한테 마음 안주는 것, 울타리 튼튼하게 둘러치고 속내 안보여주는 것."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 아무리 마음의 울타리를 수리해 나가도 열고 싶을때만 열고 닫고 싶을땐 냉큼 닫아버리게 열쇠를 꼭 쥐고 있으려 해도 그대는 번번이 부드럽게 그 열쇠를 내놓으라 한다. 서로가 따뜻한 정도로만 기대고 사랑이든 애정이든 데지 않게 조심조심 다가가고 싶었는데.. 그는 전부를 걸 마음도 없으면서 다가왔다고 화를 낸다 오늘은 오후 내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벽을 따라 걸었어. 한 때 베를린을 둘로 갈라놓았던 그 벽은 내 마음속에 굳건히 서 있는 벽을 상기시켰고, 수많은 질문을 던졌고, 온전한 각성을 요구했어. 부서진 조각의 파편들 속에서 내가 본 것은,..
2009.03.06 -
No.338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바람, 새로운 풍경들,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 여행을 통해 잠깐이나마 따분한 일상에서 해방될 수 있다. 게으른 사람일수록 유랑에 대한 동경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알려지지 않은 대지의 이야기를 너무나 좋아한다. 지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싫증이 나지 않는다. 때로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빈둥대면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먼 하늘을 상상하곤 한다. 오쿠다 히데오 / 오! 수다 "여행은 꼭 무얼 보기 위해 떠나는 게 아니니까. 우리가 낯선 세계로의 떠남을 동경하는 것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일 테니까"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 류시화 '쉼' 이라는 단어를 육체적인 쉼으로 ..
2009.03.06 -
No.337
사랑을 하고 있을때.. 온 세상이 다 내 것인 것 같아도.. 가끔 텅빈 정거장.. 아무도 없는 곳 같이 외로운 것은.. 더 많은 사랑을 갈구하는 욕심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와 잠시의 이별이 서럽고.. 사소한 말다툼에도 하늘이 무너지는 건.. 생각 하나 말 하나 까지 그와 일치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사랑을 하면서도 서러운 것은.. 그의 일상을 갖고 싶고.. 조금 더 그의 영혼 속에 녹아 내려.. 둘이 아닌 하나로 살아지고 싶은 간절한 소망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사랑이므로.. 사랑을 하면 할수록 더 깊은 사랑이 필요해지고.. 더 많이 알고 싶어지고..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버리지 못한 무수한 미망 때문에.. 사랑하고 있을때가 가장 외롭다. "바보 같으니..." 비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2009.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