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9

2006. 10. 10. 14:22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1, 2, 3초 간.

그리고 가늘고 긴 숨을 한 번 내쉰다.

-괜찮아. 그냥 꿈이었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나 자신을 속이려 한다.

-침착해, 봐 아무 일도 없잖아.

터져 나올 듯한 울음도, 멈추지 않는 떨림도, 모르는 척한다.


냉정과 열정사이 / 에쿠니 가오리




내 자신이 싫어지는 때가 있다.

늘 하던 실수를 늘 하는 내 자신을 바라볼 때,

그리고 심지어 그것에 뻔뻔해지지도 못할 때,

하지만 다음번에 그 순간이 온대도

내가 결국은 그 실수를 또 하고야 말 거라는 걸 알 때,

머리에 끈을 동여매고 결심을 하거나

구호를 한 달쯤 외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거나

다시 태어나기 전에는 늘 데리고 살아야 하는

나의 결점들을 그렇게 보게 될 때,

그리고 내가 고작 거기까지의 인간이라는 걸

그래서 깨닫게 될 때.


공지영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中




'' 발걸음을 멈춰서서 자주 뒤를 돌아본다.

그건 내가 앞을 향하면서 봤던 풍경들 하고

전혀 다른 느낌의 풍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지나온 것이 저거였구나하는

단순한 문제를 뛰어넘는다.

아예 멈춰 선 채로 멍해져서

그 자리에 주저않는 일도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뒤돌지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뒤로 묻힐 뿐인 것이 돼버린다.

내가 뒤척이지 않으면 나를 뒤집어놓지않으면

삶의 다른 국면은 나에게 찾아와 주지않는다.

어쩌면 중요한 것들은 모두 뒤에 있는지도 모른다.''


끌림 / 이병률




마음이 불안하고 쓸쓸한 때

사람의 체취보다 더 위로가 되는 게 있을는지.

기억이란 시간과 함께 엷어지게 되어 있지.

시간이란 그런 것이니까.

누구도 과거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 신경숙















'Love Story > 사랑 그 흔한 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No.11  (0) 2006.11.02
No.10  (0) 2006.10.10
No.8  (0) 2006.07.07
No.7  (0) 2006.07.06
No.6  (0) 200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