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1

2006. 11. 2. 17:49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용서를 거부한다면

우리의 현재는 끝없이 과거에 얽매이게 되지.

더러 우리는 과거 상처받았던 순간에

우리 삶을 통째로 얽어매놓고는

그 순간이 우리 존재를 규정하고 갉아먹도록 방치해두지.

그리고 그 상처를, 그 모욕을 끌어안고 돌아다니면서

틈만 나면 거기에 골몰하거든.

잠잘 때도 밥 먹을 때도 그 생각뿐이야.

우리 화를 다스리는 일처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한마디로 불가능해. 용서하는 길밖에는...

그리고 분노를 영원히 없애버리는 길밖에는 없지.


앤디 앤드루스 / 용서에 관한 짧은 필름 중




무너져버릴것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오쿠다 히데오 / 공중그네




살다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가로등의 어슴푸레한 불빛,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 목소리조차

마음의 물살 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고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보며 운다.

지나간 시절의 유행가를 몽땅 끄집어내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혼곤히 잠든 그의 꿈을 흔들어놓기도 한다.

아예 길가의 전신주를 동무 삼아 밤새워 씨름하다

새벽녘에 한 움큼의 오물덩이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는 이도 있다

나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한 골목골목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 보다 귀한 시간이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곽재구 / 포구기행 中




안도감 때문일까.

지나고 보니 나쁜 일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강물과 바람이 모래를 실어나르듯

모든 것은 인생이 실어나르는 모래알 같은 것이다.

말을 해도 어쩔 수 없이 모호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면 함께 증발되어 버리고

말 하나의 느낌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이 순간에는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 것 같다.


전경린 / 원피스에 관한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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