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9. 10:47ㆍ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도시는 여러 개의 가면을 갖고 있다. 일견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한 껍질만 벗겨내면 거기 풀 한 포기 살 수 없는 비정한 도시의 내면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연일 모랫바람이 불고, 그곳에서 연일 순결한 자들이 흘리는 피 냄새가 나고 그리고 그곳에선 연일 참담하게 말라죽은 우리들의 사랑이 시멘트로 된 휴지통에 버려지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도시는 이제 인간의 마을이 아니다. 우리들의 도시는 황야나 다름없다. 박범신 / 외등 모두들 똑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매일 부대끼는 사람들과 똑같은 대화를 나누고, 뭔자 자극적이고 놀랄 만한 일이 없어졌어요. 인생이란 지긋지긋한 재방속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모두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자랐어요. 똑같은 인공 기억이 모두의 뇌 속에 주입된 거라고요. 우리 중에 진정한 유년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자신들의 과거엔 깜깜하면서 텔레비전 시트콤에 나오는 가족들의 사연엔 훤하잖아요. 우린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공포를 가지고 있어요.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는 걸 명심해요. 척 팔라닉 / 서바이버 돌아노는 길에 시부야 거리를 걸어본다. 멍한 눈길로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패션의 거리답게 다들 화사한 차림새지만, 정말 근사한 사람은 몇몇뿐이다. 거의가 평범하고, 그 중 20퍼센트 정도는 경치를 망치는 불순물들이다. 그것은 단순히 미추의 문제가 아니다. 그 존재 자체에서 풍겨나는 맛이라곤 도무지 없다. 물론 나 역시 그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겠지. 그런데 정작 이 사람들은 뭘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뭔가를 달성하지도 못했고 남한테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보지도 못한 사람들. 타고난 재능도 없고 그렇다고 용모도 받쳐주지 않고, 특별히 뭐 하나 자랑할 거라곤 없는 사람들, 그런데도 인생은 계속되지 않는가.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고 있을까.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마치 거리 전체가 억지로 즐거움을 가장한 채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았다. 오쿠다 히데오 / 라라피포 아무래도 삶이란 정색을 하고 저울질 하기엔 너무 무거운 어떤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무거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여행을 하고 쓸데없는 것들을 소비한다 그리고 절대로 상처받지 않을 거짓 사랑에 짐짓 빠져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광고에서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말하자면 이 현실의 느낌과 가장 먼 것, 그러니까 깃털같은 가벼움, 거칠게 말하자면 진실과는 대척점에 있는 어떤 것. 현란하며 경박한, 눈 한 번 깜빡이면 잊을 수 있어야 하는... 그 속에서 현실 속의 길은 잠시 잃어버릴 수 있는.... 정미경 / 장밋빛 인 생
♬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Gtr i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