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스크랩] 그랜트 힐, 잊을수 없는 그 이름

2006. 11. 29. 18:54Sports Story/G.Hill

국내 농구팬들에겐 특히나 잊을 수 없는 스타들이있다.

한창 NBA가 인기를 얻어가던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은 지금도 NBA팬들의 NO.1 플레이어로 가슴에 남아있곤 한다. (심지어 아직도 뛰고 있는 줄 아는 사람도 있는데.. 이 사람들을 NBA 팬이라고 하기엔 좀...)

마이클 조던, 찰스 바클리, 데이비드 로빈슨,칼 말론,클라이드 드렉슬러... 90년대 NBA의 중흥기를 이끈 주인공들이자, 황금기를 이루었던 멤버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영광을 이어갈 황태자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NBA 인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그랜트 힐도 황태자들 중 하나였으며, 가장 강력한 황제 후보자 중 한명이었다.


듀크 대학에서 4년간 뛴 힐은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이끌어내며, 대학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크리스찬 레이트너가 없었다면, 원조 드림팀 멤버의 유일한 대학 선수는 그랜트 힐이 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NCAA에서 힐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1994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번째로 디트로이트에 지명되며 힐은위풍도당당하게NBA 무대를 밟는다.그리고 힐은 데뷔와 동시에 최고의 인기 선수로 발돋음한다. 힐의 훤칠한 외모와 웬지 스마트해 보이는 경기 스타일, 깔끔한 이미지와 착한 성품은 한순간에 팬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만다. 하지만 힐은 단지 외모와 이미지로 먹고사는 '가짜스타'가 아니었다.

재빠른 퍼스트스텝을 이용한 폭발적인 드라이브와 덩크슛, 정확한 미들라인 점퍼와 높은 농구 IQ,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모두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는 수비력 등 힐의 능력은 무궁무진했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힐은 1995년 올스타에 뽑히게 됐는데, 놀라운 사실은 그가 1995년 올스타 투표 최다득표자였다는 사실이다. 신인 선수가 올스타 최다 득표를 따낸 것은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상 처음 있는 대기록이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1996년 마이클 조던이 복귀한 후 가진 첫 올스타 투표에서도 힐이 득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어느새 힐은 황제의 인기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NBA 리그와 팬, 언론은 물론이고, 한때 리그를 풍미했던 스타들도 힐이 NEXT NBA ICON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힐에게도 부족한 것이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화려한 기록을 남겨봤자 디트로이트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의 벽을 넘지 못했던 것이다. 힐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기엔 무거운 부담들이었지만, 사람들은 힐의 에이스적인 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그의 가치를 깍아내리려 했다. 그러자 힐은 그들에게 선전포고를 하듯 99-00시즌을 앞두고 필사의 각오를 다진다.

"이제 나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Bad Guy'가 되겠다"

99-00시즌 힐은 득점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고, 위기의 순간 자신이 슛을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3점슛 능력도 35%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개선시키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다. 그의 평균 득점은 전해와 비교해 무려 5점 가까이 상승했고, 힐에게 쏟아지던 비난들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힐은 발목 부상을 당하고 만다.

힐은 플레이오프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힐은 마이애미 히트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출전을 강행한다.

99-00시즌을 마지막으로 디트로이트와 계약이 끝나는 힐은 이미 디트로이트를 떠날 것을 마음먹은 상태였다. 리빌딩을 준비하는 디트로이트에게 힐과의 계약은 부담스러운 짐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힐은 6년간 몸담은 팀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서 힐은 최악의 결과를 맞고 만다.

시리즈 전적 0-3으로 마이애미에게 완패한 것은 물론이고, 무리한 출전탓에 발목은 수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로 악화되고 만것이다.


99-00시즌이 끝난 후 힐은 미련없이 디트로이트를 떠난다. 그리고 7년간 92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터트리며 리빌딩을 준비중이던 올랜도 매직으로 이적한다. 이해 트레이시 맥그레디도 올랜도로 이적하는데 맥드레디는 '힐과 나는 제 2의 '조던과 피펜'이 될 것이다' 라며 힐의 존재에 만족감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이들의 꿈은 한낮의 꿈과 같이 허무하게 날아가 버린다.

00-01시즌 힐은 단 4경기만에 발목 부상이 도져 다시 수술대에 오르고 만다.

01-02시즌 다시 복귀를 노렸지만 14경기만에 다시 수술대에 오르고

02-03시즌에는 단 29경기만에 다시 수술을 받게 된다.

3시즌동안 4번의 수술...

코트에서 가장 가벼운 스텝을 밟던 힐의 발목엔 나사가 박히고, 힐과 콤비를 이루기위해 기다려왔던 맥그레디도 인내심의 한계를 들어내고 휴스턴으로 이적하고 만다.

03-04시즌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편 힐은 다시 한번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을 안지만

04-05시즌 난데없이 찾아온 탈장의 여파로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제 힐의 계약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지난 6시즌동안 147경기 출전에 그쳤고, 힐의 장기계약 덕에 올랜도의 리빌딩은 힐의 계약 기간만큼 늦어졌다. 드와이트 하워드-저미어 넬슨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꾀하는 올랜도의 마스터 플랜에서 힐의 이름이 제외된지는 오래이다. 지난 시즌 한때는 힐을 은퇴시키자는 주장이 팀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리그 최고의 선수가 단 6년만에 몰락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힐은 자신이 아직도 코트에서 뛰고 있음을 감사히 여기고 있다.

그리고 올랜도에게 못다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젊은 선수들의 리더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록 다음 시즌 힐이 올랜도의 유니폼을 입고있지 못하더라도

코트의 신사였던 힐의 이름은 NBA 팬들의 가슴속에 아로새겨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