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351

2009. 3. 30. 21:33Love Story/사랑 그 흔한 말



우리는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와 나 사이에는 차가 급회전을 할 때

아차 하면 서로 어깨가 닿을 만큼의 거리가 있다.

아차 하면 닿을 수도 있으나

우리 두 사람은 다 서로에게 닿지 않을 것을 안다.

우리는 예전의 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지영 / 사랑후에 오는 것들 中




"최근 2년간 츠토무를 만나면서

내 외로움을 메워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래서 헤어지고 싶어."

"외로웠으면 그렇다고 말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언제나 냉정한 표정이더니

이제 와서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고 하면 그건 반칙 아냐?"

"상대가 외로운지 아닌지 말로 해야만 알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문제가 있다는 거야."


시라이시 가즈후미 / 지금 사랑해




사랑이 저무는 느낌은 어떻게 오는가.

누군가와 이별할 순간이 도래하면

엉뚱하게도 오래전 운동회 때가 생각난다.

줄다리기 시합.

청군과 백군이 동아줄 하나를 마주 잡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그때 불현듯 한쪽에서 동아줄을 휙 놔버린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모든 것이 덧없다는 듯.

그럼 다른 한쪽은 어떻게 될까.

게임의 승자가 되겠지만 그걸 진짜 이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게임이 끝나버렸는데

누가 승리자이고 패배자인지를 가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이대로 줄을 놓쳐버리기에는, 나는 지금 너무 힘겹다.


정이현 / 달콤한 나의 도시




늘 혼자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된 나의 버릇이다.

둘이 아닌 홀로 된 나의 그림자도,

두 잔이 아닌 늘 한 잔의 커피내음도 나에겐 너무 익숙하다.

나 말고 또 한 사람 그래서 둘이라는 친근감은 없어진 지 오래다.

가끔씩은 아무도 몰래 내 자신이 허락하면 울곤 한다.

서러움을 닦는 것도 꿈을 꾸는 것도 언제든지 내 자신이 알아서 한다.

내가 내 자신을 의지하는 것이 자유롭다.

그 무엇보다도 내 자신을 사랑한다.

늘 혼자이다. 내일도 모레도...

우습게도 혼자라는 것이 지겹지 않다.


문향란 / 늘 혼자이다 中




하나 분명한 것은 무엇보다도 나는 나를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생존이었다.

혼자를 살아온 거, 그러니까 외부의 생활보다는

나의 깊은 내부의 세계를 부지런히 살아온 것이다.

치열한 자기투쟁을 해 오면서,

실로 나의 천적은 나 자신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때문에 나는 항상 외로운 독재자,

나 자신을 응시하며 살아왔다.

실로 항상 쓸쓸한, 그리고 외로운

그리고 그리움이 많은 그 허허로운 소외 공간 속에서.


조병화 / 그리움이 지면 별이 뜨고




사람의 감정이란 참 간사한것이여서,

소나기라도 퍼붓기를 기다리는 여름날

정작 비가 내리면 문 밖을 나서자마자

우산 없음을 한탄하곤 한다.


박대순 / 그 겨울의 파도소리






















































♬ C'mon Through - Lasse Lin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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