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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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고 해서 미안해
+ 그남자 길 가다가 풍선을 놓친 것 같았어. 붙잡아야 되는데 생각은 하면서도 풍선이 하늘 높이 떠가는 게 예뻐서 입 벌리고 그냥 보고만 있는 것처럼 "그만 일어날게" 그날 니가 그렇게 말하고 일어나서 저만큼 걸어가는데도 나는 도대체 현실감이 없는거야. 그래서 입 벌리고 앉아만 있었어.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을까? 근데, 그 바보짓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어. 그날 집에 가서도,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난 실감이 안났어. 우린 워낙 멀리 있었고, 또 오래 만났고, 떨어져 있는게 이상하지 않아서 그래서 그런 채로 또 살았어. 휘청거리면서 유령처럼 걸어다니고,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는 자고, 주말에 세탁기 돌리고, 시간 남으면 또 자고 그러다 어느 날 보니까 봄이라고 하더라. 우리가 마지막 만난 게 크..
2007.01.16 -
아무것도안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이러고만 있어야지 아무데도 안가고 계속 이러고만 있어야지 아무것도 안듣고 계속 이러고만 있어야지 아무말도 안하고 계속 이러고만 있어야지 아무것도 안먹고 계속 이러고만 있어야지 니가와서 안아줄때까지
2007.01.16 -
그남자그여자
+ 그남자 내가 지금 너한테 행복이라고 말한다면 너는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할까? 그런데 나는 정말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니가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고 말한 것보다.. 니가 나하고 눈도 못 맞추고 이상한 존댓말 쓰고 그렇게 죄지은 사람처럼 나를 대하는게 더 마음이 아프더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누구보다 니가 잘 아는데, 그런 니가 나한테 그런 말하기 또 얼마나 어려웠겠냐. 그러니까 나는 그냥 그걸로 됐어. 더이상 나 때문에 계속 미안하고 행복하지도 못한다면 니가 너무 가여울 것 같다. 사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동안에도 계속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널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물론 뭐 솔직히 말하자면 꼭 그렇진 않아. 생각만 그렇게 했지, 진짜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어쨌든..
2007.01.16 -
그 남자 그 여자
집에 돌아온 뒤 옷도 벗지 않은 채, 전화기 옆에 누워 있습니다. 충전 상태를 확인해 보면 한 칸, 두 칸, 세 칸, 아직 세 칸이나 남아있네요. 하지만 혹시 통화가 길어질지도 모르니까, 파란불이 들어올 때까지 꽉꽉 충전 시켜야겠습니다. 혹시 벨소리를 못 들을지도 모르니까, 벨소리도 제일 시끄러운 걸로 제일 큰 소리로 지정해 놓고, 이제 다시 전화기 옆에 길게 드러눕습니다. "전화야 울려라. 빨리 울려라. 빨리......" 아~ 깜빡 잠이 들었는데 요란한 전화벨이 울립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기 저쪽이 조용합니다. 알고 보니 전화벨이 아니라 TV소리였군요. 잠결에 왼쪽 팔로 리모컨을 건드렸나 봅니다. TV를 끄고 핸드폰과 대화를 시도합니다. "야! 너 내가 좀 잤다고 너도 자냐? 좀 쉬었으면 ..
2007.01.16 -
남자는, 여자는,
남자는, 자신의 일부만 주었으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었다고 한다. 여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었으면서 자신의 일부만 준 척 한다. 황무지에서 사랑하다 중에서
2007.01.16 -
누군가가 그러더라...
누군가가 그러더라... 이별했을 때 서로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해도 이별을 말한 사람은 자기가 이별을 이야기 한 죄로 연락을 못하고... 이별을 당한 사람은 이미 당했기 때문에 다시 연락할 수 없다고... 그래서 헤어진 연인은 다시 만나기 어렵다고...
2007.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