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
No.218
선잠이 들어서인지... 새벽 얕은 기척에 잠에서 깨어났다. 눈 뜬김에 찬 물을 좀 먹어야지 하는데... 어둔 거실 한 켠에 우두커니 아버지가 담배를 태우시고 있었다... 마냥 서서 바라 보다 무얼로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했다... 언제 내 아버지가 이렇게 늙으셨지.. 이제는 등을 곧게 편 아버지의 뒷모습을 기억해 내기가 힘이든다. 축쳐진 어깨와 늘기만 하는 담배.. 당신 자신이 젊었을 때부터 끽연가이기는 했지만... 마치 악으로라도 피는양 그렇게 태우시더라... 이제는 '허'하고 웃으시면, 다 드러난 상하고 많이 빠져버린 치아들이... 힘들여 만든 웃음을 너무나 묵직하기만 한 중량감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 새벽에 나는 아버지와 소주를 마셨다. 그냥 어두운 거실에 앉아 쌀쌀한 새벽기운을 조금은 느끼면..
2008.02.15 -
No.219
비가 세차게 내리던 금요일 오후, 은행에서 볼일을 보고 버스에 올랐다. 종점까지 가야 했던 난 제일 뒷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내 앞 좌석에 앉은 두 소년이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잠시 뒤 한 친구가 내리고 내 바로 앞 소년만이 남게 되자 그제서야 조용해 졌다. 몇 정거장 지나 할머니 한 분이 힘겹게 차에 올랐다. 뒤따라 사람들이 하나 둘씨 차에 오르는 동안 할머니는 안절부절 못하며 앞쪽에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내 앞에 있던 소년이 일어섰다. '아까 친구와 하는 얘기로는 내리려면 멀었는데. 벌써 내리나?' 싶어 괜한 궁금함에 소년을 지켜 봤다. 소년은 앞으로 가 할머니를 모셔 오더니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내드렸다. 할머니는 자리에 앉자 마자 보따리에 무언가를 꺼내 소년의 손에 쥐어 주었다. "딸이 사 ..
2008.02.15 -
No.217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가능하다면 꽃밭이 있고 가까운 거리에 숲이 있으면 좋겠어... 개울 물 소리 졸졸거리면 더 좋을 거야 잠 없는 난 당신 간지럽혀 깨워 아직 안개 걷히지 않은 아침 길 풀섶에 달린 이슬 담을 병 들고 산책해야지... 삐걱거리는 허리 주욱 펴 보이며 내가 당신 하나 두울 하며 체조시킬 거야... 햇살이 조금 퍼지기 시작하겠지... 우리의 가는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일 때 나는 당신의 이마에 오래 입맞춤하고 싶어... 그리고 아주 부드러운 죽으로 우리의 아침 식사를 준비할 거야... 이를테면 쇠고기 꼭꼭 다져넣고 파릇한 야채 띄워 야채죽으로 깔깔한 입 안이 솜사탕 문 듯 기분 좋은 식사를 할거야 이 때 나직히 모짜르트를 울려 놓아야지 아주 연한 헤이즐럿을 내리고 꽃무늬 ..
2008.02.15 -
No.216
어떤 회사 입사시험 중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길에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는데 그 곳에는 세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듯한 할머니, 당신의 생명을 구해 준적이 있는 의사, 당신이 꿈에 그리던 이상형. 당신은 단 한 명만을 차에 태울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태우겠습니까? 선택하시고 설명을 하십시오. 여러분은 어떤 답을 하시겠습니까? 어떠한 답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당신은 죽어가는 할머니를 태워 목숨을 우선 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의사를 태워 은혜를 갚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에게 보답하는 것은 나중에도 가능한데 비해 이 기회가 지나고 나면 이상형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
2008.02.15 -
No.213
‘세상 사람들을 일시에 속일 수는 있다. 일부를 영원히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없다’ - 에이브러햄 링컨 - "Rating the Presidents" 세계적인 역사학 교수들과 특별히 미국사에 전문가인 역사학자들 719명이 철저하게 연구해 그 결과를 종합한 미국에 역대 대통령의 평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으로부터 클린턴까지, 41명을 낱낱이 심층 분석 연구해서 랭킹을 매긴 책이 나온 것입니다. "Rating the Presidents" 라고 하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섯가지 영역에서 대통령들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도력, 업적, 위기 관리능력, 정치력, 그리고 인사관리, 이 다섯 가지 측면에서 대통령을 분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성격과 도덕..
2008.02.15 -
No.215
몹시 추운 12월 어느 날 뉴욕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열살 정도 된 작은 소년이 브로드웨이 가의 신발가게 앞에 서 있었습니다. 맨발인 소년은 치아를 부딪칠 정도로 심하게 떨면서 진열장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측은하게 지켜보던 한 부인이 소년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꼬마야! 진열장을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유라도 있는거니?" "저는 지금 하나님에게 신발 한 켤레만 달라고 기도 하고 있는 중이예요" 부인은 소년의 손목을 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부인은 우선 여섯 켤레의 양말을 주문하고 물이 담긴 세숫대야와 수건을 빌려 가게 뒤편으로 소년을 데리고 가서 앉히더니, 무릎을 꿇고 소년의 발을 씻긴뒤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주었습니다. 부인은 점원이 가지고 온 양말 중에서 한 켤레를 ..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