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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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이키키 브라더스』중에서 200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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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54
이건 중국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야. 천년에 한 번 선녀가 하강해 1천5백 평 크기의 바위를 복숭아색 비단 날개옷으로 한 번 문지르지. 1천 5백 평짜리 바위를 말이야. 그렇게 그 거대한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영원이라고 한대. "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파일럿 피쉬 / 오사키 요시오 "창밖을 보는 것은 좋지만, 유리창에 손자국은 남기지 마라." 어릴 적, 어머니에게 종종 그런 꾸지람을 들었다. 유리창을 닦기 힘들다며. 지금은 물론 그런 일은 없다. 유리창과 자신의 몸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어떻게 익혔을까. 언제나 결국 이곳에 있다. 밖에서 친구들과 놀기보다 여기 있는 쪽이 좋았다. 학교에 가는 것보다, 여기 있을 때가 마음 편했다.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 줄 사람을 줄곧 기다리고 있었는..
2007.10.07 -
『프라하의 연인』중에서 200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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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53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반어인이 "오늘은 아가미와 비늘이 스쳐서 아파요."라고 말한다 해도 도저히 그 아픔을 알 길이 없다. 어느 날 그대를 찾아가 "어제는 온 세상의 물을 내 마음에 모두 채워 넣는다 해도 가라앉지 않을 만큼의 그리움에 마음이 아팠어요."라고 말 한다 해도 그대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가슴 시리도록 아픈 것인지... 무라카미 하루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과 달래지지 않는 슬픔이다. 달랠 수 있는 슬픔은 살면서 마음 속에 묻고 잊을 수 있는 슬픔이지만, 달랠 수 없는 슬픔은 삶을 바꾸어 놓으며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사라지는 슬픔은 달랠 수 있지만 안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자라지 않는 아이 / 펄 벅 혼..
2007.10.07 -
『환상의커플』중에서 200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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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52
아프기 직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더 이상 지금처럼 살 수 없는 막다른 지점에 도달했구나, 한 발 제껴 디딜 곳이 없구나... 나름대로 잘 살아 왔다고 믿고 있었는데 문득 둘러보니 막다른 지점에 도달해 있었어요. 삶이 자연스럽게 흘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폐쇄적인 자기 복제를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죠. 김형경 /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中 세상에는 서서히 미쳐가는 사람들도 있는 거 아닐까요? 서서히 병들어가다가 폭발하는 사람 말예요. 줄기가 뻗어나가다가, 한없이 뻗어나갈 듯하다가, 그 끝에서 거짓말처럼 꽃이 터져나오듯이.. 글세, 이 비유가 걸맞는 것 같진 않지만.. 그런 식으로 터져버리는거죠. 그래요, 오래 잘 참은 사람일 수록 더 갑자기. 검은 사슴 / 한강 언제부턴가 나는 만나서..
2007.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