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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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82
"언니, 헤어진 사람들의 3대 착각은 뭔지 알아요? 하나, 자기가 제일 불쌍한 줄 안다. 둘, 그 사람도 자기 때문에 조금은 슬퍼할 줄 안다. 셋, 절대로 그 사람을 못 잊을 줄 안다." Everyone says I love you / 이미나 참회문1 내 순정에 다쳤을 첫사랑 그대에게 이제야 그대에 대한 무수한 원망을 내려놓고 비로소 참 많이 미안했었다 참회할 용기가 난다. 미안하단 그 한마디를 하기 위해 난 왜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을까. 자만이 뿌리 깊었나, 아니다 자기연민이 독했다 그대와 헤어져 20년이 흘렀다. 그 20년의 세월 안에서 나는 정말 뚜렷이 알아차린 것이 있다. 진실이나 사실이란 말은 함부로 써선 안 된다는 것 모든 기억은 내 편의대로 조작될 수 있다는 것 하여, 이제 내가 말하려는..
2007.11.27 -
No.183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영희는 무거운 도시락 걱정에 마음이 어두웠다. 오늘도 도시락을 다 먹지 않고 남겨 온다고 엄마의 꾸증을 들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너는 왜 내 마음을 몰라 주니? 내가 이 도시락 반찬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아니? 우리 때는 이렇게 좋은 도시락은 구경도 못했다. 반찬만 해도 그렇지. 이렇게 맛있는 것이 어디 있니? 거의가 김치나 단무지였고, 잘 사는 집이래야 멸치 볶음이 고작이었지. 소풍날이래야 삶은 계란을 맛 볼 정도였어. 아니, 없는 아이들은 숫제 남들이 도시락을 풀 때면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곤 했지. 도시락을 가지고 올 형편이 못 되어서 굶었던 거야." 영희는 지레 엄마의 잔소리를 떠올리고는 머리를 설레설레 저었다. 속마음 같아서는 도시락의 남은 밥과 반찬을..
2007.11.27 -
No.180
앞서 걷던 당신이 갑자기 나를 뒤돌아보았습니다. 억새풀 안에서 우리는 입을 맞추었습니다. 당신 가슴에 안기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세상에는 나를 안아주고 있는 당신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당신에게 안겨 있으면 아무에게도 내가 안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은희경 / 연미와 유미 중에서 어떻게든 흘러 내리지 않으려고 맺히다 결국 창에서 미끄러지고 마는 빗방울이 안쓰럽다 마지막까지 사랑을 놓지 않으려 매달렸지만 결국 순순히 이별을 받아 들인 내 눈물 같다 조진국 / 고마워요소울메이트 중 술에 취해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잠이 이상하리만치 얕고,나는 아무 꿈도 꾸지 않았다. 다만, 모른다는 불안에서 해방되어 잠잠한 빛으로 가득찬 잠이었다. 따뜻한 햇빛 속 저 멀리 구름 사이로 태양이 보였..
2007.11.27 -
No.181
일찍이 김광석은 노래했다. 또하루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살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수도 없을 때 서른살은 온다. 이렇게 말한 시인은 최승자다. 삼십세에 대한 으리으리한 경고는 너무 흔하다. 스물아홉 가을, 나는 갓난 아이에게 홍역 예방 접종을 맞히는 엄마의 심정으로 스스로를 다독였었다. 와라!! 서른살, 맞서 싸워주마.절대 지지는 않을테다. 그런식의, 유치하지만 제법 비장한 각오도 했었다. 지금은 서른한살, 뭐 아직까지는 견딜만하다. 나이 한살 더 먹는다 해서 눈가 주름이 확 늘어나거나 갑자기 아줌마라는 호칭으로 불리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건 사실 그다지 대수로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더럽고 치사한 일들을 예전보다 훨씬 잘 참아내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나..
2007.11.27 -
No.179
남자는 항상 '왜 그래?'라고 묻고 여자는 항상 '이유 같은 건 없어요'라고 대답한다 남자는 늘 논리를 묻고 여자는 그것이 감성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와타나베 준이치 단편집 中 매혹적이되 천박하지 않고, 사회적인 일을 하되 남자를 누를 만큼 성공해서도 안 되고, 다이어트에 전혀 신경쓰지 않으면서도 날씬해야 하며, 집안 일을 훌륭하게 돌보되 하녀 같아서도 안 되는, 내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이 '행복한 여성'이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르지니 데팡트 / 킹콩걸 中 아침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나올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아무런 반짝거림도 없이 그저 시들어 가는 노처녀처럼 보였던 것은 아닐까. 내 자신이 싫어졌다. 더도 덜도 아니고 그가 가슴 아플 만큼만, 그가 후회할 만큼만 그렇게 아름다운 여..
2007.11.27 -
No.178
별이 아름다웠어.. 그때가 그리워. 그게 말이야, 죽는 것과 비슷한걸까? 뭐가? 잊어버린다는 것 말이야. 관둬, 슬퍼지잖아. 요시모토바나나 / 시선 中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어.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무슨 벽보에 사랑이란 서로에게 시간을 내주는게 아깝지않은것 이라고 써있었지. 금방 너를 생각했어. 언제부턴가 내게 시간을 내주지않는너를. 그 풀칠이 덕지덕지한 벽보앞에서 너는 나를 사랑하지않는구나 얼마나 절망했는지. 매사가 이런식이야. 나는 그렇게 되어버렸어. ... 너에게 이렇게 기울어버린 내 마음이 잘못일까? 사랑한다고 말해버린 내가 잘못일까? 그 뒤로 너는 나를 어디에 묻어버린 것 같아.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돼버린 것 같아. 그런데도 난 그나마 그런 너 조차 없으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
2007.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