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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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산배수지 공원 200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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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200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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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3
헤어지기 전 그녀가 내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괜찮지?" "괜찮 네." 물론 기차처럼 긴 술집에 대한 품평이었지만, 나는 그녀의 얘기를 듣는 동안 내가 겪고 있는 실연의 고통이 서서히 무뎌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녀의 괜찮냐는 물음에 괜찮다는 대답을 되풀이하면서, 그녀가 자꾸 나의 안부를 묻고 나는 그것에 대답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괜찮지?" " 괜찮아. " 그러면서 나는 정말 괜찮아졌다. 이제 모든 것은 소소한 과거사가 되었다. 나는 기차간 모양의 술집 분위기를 내는 이 단골 술집에 혼자 앉아, 맞아 그때 그런 얘길 했었지라든가 왜 그랬을까 그녀는, 하고 생각한다. 그녀의 이름, 그녀가 했던 얘기들, 그녀의 피식 웃던 표정, 그녀의 단정한 인중선과 윗입술을 떠올린다. 그녀는 오지 않고 나는 ..
2009.02.09 -
No.332
"고양이가 되고 싶은 심정이야. 난." "무슨 뜻이니, 그게?" "누군가가 으스러질 정도로 세게 안아주거나, 착하지 착하지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으면 좋겠어." 야마다 에이미 / 방과 후의 음표 中 좀 안아줄래요? 슬퍼서 그래요. 저는 슬픔을 잘 견디지 못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슬픔을 잘 참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처럼 슬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죠? 슬퍼도 일을 하고,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 보면, 슬픔이 사라지기도 한다면서요? 은희경 / 그것은 꿈이였을까 가끔 몹시도 피곤할 때면 기대서 울고 위로받을 한 사람이 갖고 싶어진다 나는 생후 한번도 위안자를 갖지 못했다 고독이 가슴 속에서 병균으로 번식했다 꽃 향기만 무섭게 공기에 얽혀 있는 밤 온갖 겪지 못한 생과 격동과 정열의 ..
2009.01.20 -
No.331
엄마가 말했잖아 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 거야. 신기하게도 진심을 다한 사람은 상처받지 않아. 후회도 별로 없어. 더 줄 것이 없이 다 주어 버렸기 때문이지. 후회는 언제나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속인 사람의 몫이란다. 믿는다고 했지만 기실 마음 한구석으로 끊임없이 짙어졌던 의심의 그림자가 훗날 깊은 상처를 남긴단다. 그 비싼 돈과 그 아까운 시간과 그 소중한 감정을 낭비할 뿐, 자신의 삶에 어떤 성장도 이루어 내지 못하는 거지. 더 많이 사랑할까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진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의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만일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이를 방해하고 너..
2009.01.20 -
No.330
오늘도 가끔 창밖을 보고 있니? 그래 가끔 눈을 들어 창밖을 보고 이 날씨를 만끽해라. 왜냐하면 오늘 너에게 주어진 전부의 시간이니까. 오늘만이 네 것이다. 어제에 관해 너의 모든 것을 알았다 해도 하나도 고칠 수도 되돌릴 수도 없으니 그것은 이미 너의 것이 아니고, 내일 또한 너는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단다. 그러니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이 네가 사는 삶의 전부, 그러니 온몸으로 그것을 살아라. ... 가끔 엄마는 생각해. 모든 위인은, 다시 말해 모든 훌륭한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의 시대에는 모두가 진보의 편에 서 있어. 생각해봐. 이미 있는 것을 지키려고 하는 보수의 편에 서서, 이미 있는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인류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니? 그러니까 역사는 그런 이들을 기억하지는 않..
2009.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