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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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5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 그와 나 사이를 미세하게 떠돌던 먼지. 스물세 살의 어느 날, 우리는 그 곳에 있었다 나의 무심한 행동을 지켜보던 그가 농담을 던졌고 그래서 우리는 같이 웃었다. 그 순간 마치 빛의 입자들이 한꺼번에 터진 듯 눈부시고 따뜻한 에너지가 그 공간을 감싸안았다. 만약 행복의 밀도나 무게를 잴 수 있는 저울이 있다면 그때의 에너지를 달아보고 싶을 정도로, 그래서 한 천 년 동안 잊고 싶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행복의 느낌이 가득 차 올랐었다. 불순물은 티끌만큼도 없는 백 퍼센트의 충만함이었다. '이 에너지는 앞으로 십년쯤 나를 살게 할거야..'하고 나는 몰래 생각한다. 초콜렛 우체국 / 황경신 사랑은 타이밍이다. 서로의 상황에 대한 타이밍.. 운명의 장난처럼 어긋나서 피눈물을 쏟..
2008.09.27 -
No.254
과거가 불변이라는 생각은 하나의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 자체는 변하지 않겠지만, 기억 속에서 그것의 의미, 이해, 해석은 인생의 큰 그림이 바뀜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조셉 골드 / 비블리오테라피 그녀 말이 옳았다 사실 아무도 나를 잡는 사람은 없었다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일 뿐 내 마음속에 끌어 오르는 열정과 꿈을 위해 용기를 내지 못하는 나야말로 코엘료 소설 속의 목동 산티아고를 닮지 않았는가? 내 고민에 대한 진정한 답은 내 마음속에 있다는 소중한 진실을 몸소 깨닫기 위해서는 나도 나의 양들을 포기하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손미나 / 스페인, 너는 자유다 믿음과 두려움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한 기대감이거나 아니면 볼 수도 없고 만질..
2008.09.27 -
No.253
내게 분노한 적이 없었고, 말 한마디 거칠게 하지 않았어. 그는 그런 사람이야. 한번은 왜 내게 화를 내지 않느냐고 직접 물어본 일도 있었는데, 그는 말하기를 사랑이 앞서 나가기 때문에 화낼 겨를조차 없다고.. 내게 그렇게 말했어. 박범신 / 외등 연신 뒤돌아 보았다. 세상의 모든 잊을 수 없는 것들은 언제나 뒤에 남겨져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과거를 버릴수 없는 것인지도...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것은 타인의 불행 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 보고싶은 그 무엇, 부딪쳐 깨어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
2008.09.27 -
No.252
호은아, 사람이 진짜 어른이 되면 말이야. 타인에게서 사랑을 바라지 않게 된단다. 그럼, 사랑없이 사는거야?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데? 농담이 섞여든 내 말에도 엄마는 웃지 않았다. 사랑은 늘 있어. 너를 바라보는 이 순간에, 햇빛속을 걸을 때나 비 오는 날 우산을 펼칠 때, 한밤중에 창문 밖에 걸린 반달을 볼 때도,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할 때도, 차 한잔을 마시거나 홀로 먹을 밥을 끓일 때에도 아침 일곱시와 오후 두시와 밤 열한시에, 사랑은 늘 거기 있어. ... 사랑이 다시 온다 해도 난 뒷걸음질칠 것만 같다 사랑은 나를 격정적으로 만들고, 균형잡힌 관계를 훼손시키고, 내 일상의 페이스를 무너뜨린다 내 사랑에 대해 내가 보는 눈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눈이 다를 것이다 무엇보다 사랑은 반드시 ..
2008.09.27 -
No.251
괜찮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어떻게든 살아 있으면 감정은 마치 절망처럼 우리를 속이던 시간들을 다시 걷어가고, 기어이 그러고야 만다고.. 그러면 다시 눈부신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고. 그 후 다시 먹구름이 끼고, 소낙비 난데없이 쏟아지고, 그러고는 결국 또 해 비친다고.. 그러니 부디 소중한 생을, 이 우주를 다 준대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지금 이 시간을, 그 시간의 주인인 그대를 제발 죽이지는 말아달라고.. 공지영 / 빗방울처럼 나 는 혼 자 였 다. "우리 부부는 그동안 여러 이별을 경험했어요. 그것을 통해 알게 된 건, 이별의 슬픔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결코 옅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건 가슴속의 작고 하얀 방 같은 거라고 말했다. "결코 그 방이 없어지진 않아요. 일상의 아주 작은 계기로도 그..
2008.09.27 -
No.250
하나야, 너도 가끔 어렸을 때가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지? 그때 재미있었는데 그러면서. 어른들도 그래. 학생때가 좋았다고 말하는 건 그게 다 지난 일이기 때문이야. 사실 어른도 살만해. 그러면 사람들은 모두 지난 일만 좋았다고 생각하면서 사는거야? 꼭 그렇지는 않아.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때 더 열심히 할걸, 그건 이렇게 할걸, 하면서. 옛날이 좋았다는 생각만 한다면 누가 회사 다니고 결혼하고 저축하고 그러겠니. 사람들은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현재를 사는거야. 서유미 - 쿨하게 한 걸음 괜찮은 거야. 그 담에 또 잘 하면 되는 거야. 잘못하면 또 고치면 되는 거야. 그담에 잘못하면 또 고치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가 있는거야. 즐거운 나의..
200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