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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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66
시시한 장래는 싫다고 생각한 주제에, 사실은 눈앞의 공부로부터 도망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래에는 불안이 기다리고있다. 과거에는 후회가 머물고 있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오츠 이치 / 쓸쓸함의 주파수 뛰어가려면 늦지않게가고, 어차피 늦을거라면 뛰어가지말아라. 후회할꺼라면 그렇게 살지말고, 그렇게 살거라면 절대 후회하지 말아라... 나이를 먹는 것 자체는 그다지 겁나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떤 한 시기에 달성 되어야만 할 것이 달성되지 못한채 그 시기가 지나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나는 정말 알알하게 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생의 시간을 자신의 ..
2008.09.29 -
No.265
처음, 15층으로 집을 결정했을땐 그 높은곳에서 어떻게 사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 혹은 추락해버리면 어쩌나. 촌닭답게 두다리를 땅에 대야만 살수있을 것 같아서 다시 1층을 알아보자고 졸랐던 나였다. 그런데 요즘은, 그 사각의 승강기가 예뻐보인다. 그 앞에서 나누는 짧은시간의 느낌 때문이다. 오늘따라 더 피곤해보이는 남편이 안스러워서 힘좀내라며 두손으로 등을 탁탁- 파이팅! 하며 배웅해줬다. 남편이 씨익-웃으며 하는말, "내가 권투선수같네~". 아~ 그말을 듣고보니 승강기가 갑자기 사각의 링처럼 느껴졌다. 잘싸우고 돌아오라고 링 안으로 밀어 넣어야만 하는 나? 통쾌하게 승리해서 번쩍이는 트로피를 안고오길 바라지만, 몇회전으로 끝날지도 모르고, 어쩌면 다운될수도 있고 KO패 당할수도 있는 냉정한 사각의 ..
2008.09.29 -
No.264
그녀는 뭔가 선택하거나 결정해야 할 때마다 곤혹을 치르곤 했다. 누군가와 통화할 때, 그녀는 저쪽의 숨소리, 머뭇거림, 말투와 어조 하나 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녀는 '이 사람이 지금 정말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인지, 미안해서인지, 내가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인지. 진짜로 그렇게 하자고는 못하겠지 하는 마음에 물어보는 것인지, 예의상 그렇게 하는 것인지' 고민한다. 그녀는 "그쪽이 편한 곳에서" 나 "그쪽 편한 시간에" 라고 대답한다. 그녀는 언제나 누군가를 배려하고 있지만 자신이 배려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것을 안다. 그녀는 해야만 했던 말들은 잘 못하면서, 하지 않아도 좋을 말들은 잘한다. 만약 누군가와 밤새 술을 마셨을 경우, 그녀는 먼저 일어나겠다는 말을 못한다. ..
2008.09.29 -
No.263
좀 안아줄래요? 슬퍼서 그래요. 저는 슬픔을 잘 견디지 못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슬픔을 잘 참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처럼 슬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죠? 슬퍼도 일을 하고,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 보면, 슬픔이 사라지기도 한다면서요? 은희경 / 그것은 꿈이였을까 오늘은 조금 울었어요 정말 한참을 괜찮았는데 오늘 울었으니 또 한참을 괜찮을 겁니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고 격려하는소리만 넘치는세상 이제 사람들은 그런말로는 참된 힘이 솟지않아 나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어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너무 힘을 내려고 애쓰는 바람에 네가 엉뚱한길 잘못된 세계로 빠져드는것만 같아 굳이 힘을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잖니? 인간이란 실은 그렇게 힘을 내..
2008.09.29 -
No.262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상대게에 끌려드는, 그런 건 이해의 차원이 아니다. 사랑은 사랑에 이끌리는 것, 나보다 내 맘이 먼저 도착해 나를 기다리는 것. 사랑은 시작도 끝도 너무 아픈 것이다. 29세의 크리스마스 / 카마타 토시오 "이제 두 번 다시 너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몰라." "안녕."하고 유키코의 입술도 그렇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하고 나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나는 이제부터 쭉 너와 함께 있어.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자 동시에 지난 시간을 함께 해온 진정한 의미인 것 같았다. 나는 너와 헤어져 나만의 시간을 보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것은 많은 젊은 연인들처럼 싱거운 만남과 싱거운 이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긴 인생의 시간으로 보면 북쪽 지방의 여름처럼 짧은 시간..
2008.09.29 -
그남자 그여자 200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