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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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40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자기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볼 때, 가장 가치있는 단 하나의 질문은 '나는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했는가?' 하는 것이다. 리차드 바크 희망도 없이 눈 뜨는 아침, 문득문득 솟구치는 나는 누구인가, 하는 외로운 질문들. 질주하는 현실의 속도감을 이길 수 없어 아뜩해지던 삶의 빈혈. 다시 시작하는 아침 / 양귀자 사랑, 그리고 이별.. 열에 들뜬 한여름의 햇살이 그렇게 비친날이 있었다. 내리는 슬픔에 가슴마저 비어낸 날. 내 한생이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인연이라는 말에 아프도록 매달렸지만 사랑이라는 말은 파리한 병자의 얼굴처럼 내속에 가슴깊이 사무쳤다. 한스럽게 빛나는 아름다운 별의 그날, 사랑을 묻어버렸다. 밤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언제나 한순간의 일이다. 그때까지는 아직 밝다,..
2007.09.04 -
No.139
누구나 아플 때는 외로움을 느낀다. 누구나 외로움을 느낄 때는 기다림을 배운다. 그리고 누구나 기다림을 배울 때는 마음의 문을 열어둔다. 이외수 / 괴물 中 "정말 아직도 옛날의 당신이군요. 그 시절에 당신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 아마 당신은 모르 셨을 거에요. 이걸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안내를 부탁합니다 / 폴 빌라드 난 그사람을 사랑했어요, 미친것 같았죠 눈에 뵈는게 없었으니까 그 사람 나가고 나면 청소하면서 그사람 자던 베개 털지 못했어요 그 사람 자던 체취 흩어져버릴까봐 멀리서 그 사람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가슴에서 수만마리의 나비떼가 팔랑거리는 것 같았어요 별들의 들판 / 공지영 그 사람이라면 나를 생각지도 못했던 미래로 데려가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나이에 ..
2007.09.04 -
No.138
내 모습이 유리창에 비쳤다. 항상 잊어버리고 닫아두지 않는 커튼. 나는 매번 나 자신에게 지고 마는구나. 분명 뜨끔한 꼴을 당할 텐데 왜 가니? 밤의 유리창에 비친 내가 가만히 나무라고 있었다. 러브 홀릭 / 야마모토 후미오 이별한다는 건 내가 살아 온 세상의 한 부분을 통째로 잘라 내야 하는 아주 크고도 힘든 수술이라는 거 이젠, 알것도 같아요. 이미나 / 그남자 그여자 中 너를 만난 이후로 나의 인생은 세 가지로 축약되었다. 너를 향해 달려가거나 너를 스쳐지나가기 위해 달려가거나 너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달려간다. 황경신 떠나는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 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누군가가 아니라, 대상이 아니라 과연 내가 붙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게임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게임은 오..
2007.09.04 -
No.137
사랑을 한다면 서로의 시간을 나누는 것이지만, 이놈의 짝사랑이란 것은 일방적으로 나의 시간만을 내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더 외롭다... 이혜경 / 영혼의 방아쇠를 당겨라 인연이었을까. 아닌 건 아닌 거다. 될 거라면 어떻게든 된다. 7년 넘게 그녀를 마음에 품고 있었으면서도.. 정작 그녀와 이루어질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어쩌면 나는 그녀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바보짓들을 즐겼는지도 모른다. 그게 짝사랑의 본질이다. 이제 더 이상 바보짓하지 않는다! 영화 광식이동생광태 대사중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첫째 조건은 그가 나를 사랑하는가、아니면 사랑하지 않는가이다、 남자들은 여자와는 다른 체 하지만, 우리 남자들은 모두 당신네 여자들과 꼭같다. 지겨운 일과 중에도 시간을 내서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하..
2007.09.04 -
No.136
조용한 생활. 담담하게 흐르는 날들, 되풀이되는 자질구레한 의식. 식사에 차에 가벼운 쇼핑, 꽃병의 물을 갈고 커튼을 열고 닫는 하루하루. 테이블 위에서 주고받는 대화에는 가장된 무관심과 익숙해진 지루함.. 황혼녘 백합의 뼈 / 온다 리쿠 그의 옆모습은 무언가를 망설이는 사람의 것처럼, 흔들렸다. 나는 그의 옆자리에 놓여져 있었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중이었을까, 혹은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을까. 해가 천천히 지고 있었고, 음악소리가 커지고 있었고 그는 속력을 높였다. 코너를 돌았을 때, 나는 쿵, 하는 소리를 내며 한쪽문에 부딪쳤다. 그는 내 쪽을 한 번 흘낏 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는 나를 미워했던 걸까. 아니면 나의 존재 같은건 처음부터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던 것일까. 하지만 우리사..
2007.09.04 -
No.135
지금도 그런 걸 듣는구나. 새로운 것은 좀 그래. 소설이든 음악이든 어려서 좋아했던 것만 반복해서 보거나 듣는 편이지. 왜? 왜라, 너무 많으면 언젠가는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분명. 음악은 특별히 마음에 드는 몇 가지 정도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파일럿 피쉬 / 오사키 요시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이 얼마나 자주 불평을 하며 사는지 알지 못한다. 그건 우리가 불평의 문화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불평과 불만들... 감사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 같은데 불평은 끊이질 않는다. 더 많이 가질수록, 생활이 더 편리해질수록, 어쩌면 우리는 더 많은 불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많이 가진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가진 것이 '완벽'에서 줄어들자마자 코맨소리를 하..
2007.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