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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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99
"이렇게 차가운 밤바람 속에 나와 있기도 했어?" "가끔." "추워서 금방 들어갔겠지?" "아니요, 얼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까지 서 있었어요." "왜?" 하늘의 달은 깨진 얼음조각같이 날카롭고 스산했다. 이현은 그녀의 어깨에 두툼한 파카를 덮어주려 했으나 이진은 고개를 저어 사양했다. 이진이 다시 입을 연 것은, 이현조차도 서서히 추위가 견디기 어렵게 느껴질 만큼 시간이 많이 흐른 뒤였다. "온몸에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추위 속에 서 있으면 더 견디기 쉬운 일들이 있어요." 이진은 새파랗게 바랜 입술로 얼음 부스러기를 토해내듯이 힘들게 말했다. "몸에 온기가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기쁘니까요. 온 힘을 다해 품안으로 파고들게 돼요. 만사가 순조롭죠." 이현의 연애 / 심윤경 혼잣말을 하면서 즐거움을..
2007.04.19 -
영화『Mr. 로빈 꼬시기』중에서
ㅡㅡ 궁금해요.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대신, 솔직한 대화의 재미를 잃어버린다면요? 그래서 상대방의 진실한 마음을 모른다면 그건 무슨 의미가 있어요? 그런 사랑을 해 오면서 인생이 행복했어요? 정말로 웃기는 건요. 그런 일을 겪어도 난 여전히 예전의 나를 그리워한다는 거에요. 머리 굴리는 것보단 솔직하고 싶고, 받는 것보단 주고 싶고, 숨기는 것보단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나. 맙소사! 남자들 말이 맞았어요.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내 탓이에요. 난 정말 구제불능이야! 그건 당신 잘못이 아냐. 그 남자들이 당신과 맞지 않았던 거지.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얘기를 누군가 통해서 들어본 적 있어요? ㅡㅡ 어떤 남자가 미친 듯이 화를 내는데 그 말이 사랑한다는 말로 들려. 분명히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2007.04.19 -
No.98
늙어가는게 두렵다는건 지금 내가 미래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 이다 “늘 나이 먹는 것에 맞서 싸우면, 언제나 불행해. 어쨌거나 결국 나이는 먹고 마는 것이니까.” 미치 앨봄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Tuesdays with Morrie) 내 생일은 늘 벚꽃이 질 무렵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스물아홉 앞으로 꼭 1년 뒤면 서른. 이런 나이가 내 것이 될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나이같은 건 생각한 적도 없어" 이렇게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 나이따위 신경쓰지 않아 이렇게 허세를 부릴 나이도 아니고. "내 나이를 잊고 있었어" 그래 이렇게 말하는 게 맞는 걸 거야. 잊고 있던 나이는 순간으로 찾아든다. 카마타 토시오 / 29세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나이가 든다고 해서 인간이 깊어지는 건 아..
2007.04.19 -
No.97
그 손의 따스함과 공기의 싸늘함, 길 가는 사람들의 하얀 숨, 밤하늘을 배경으로 솟아 있는 와코 백화점, 미츠코시 백화점을 올려다 보며, 어째 외국 같네, 하고 생각한 것도, 잡은 손을 앞뒤로 흔들며 노래를 불렀던 일도, 정작 그때는 별일 아닌 것처럼 여겨졌는데, 인상에 깊이 남아 있다. 즐거웠던 것이다. 지난 일을 떠올리며, 그 때 느꼈던 것 보다 훨씬 더 즐거워 질수 있어서,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아는 때가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 허니문 中 제자리로 돌아가자. 요리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꽤 먼 곳까지 와버린 기분이지만, 사물이든 사람이든 본래 있어야 할 장소가 있다. 본래 있어야 할 장소, 그리고 본래 있어야 할 모습이. 요리코는 눈을 깜박였다. 울고 싶은 건지 웃고 싶은 건지 알수 없었기에. 그날..
2007.04.19 -
크리스웨버 뒤를이어 올드맴버 그랜트힐 로버트 오리 마저 은퇴선언!!
올해 초 스카티 피펜, 레지 밀러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복귀설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비록 그들의 복귀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 올드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만 남았다. 그들의 성장기시절 NBA에 데뷔했던 현역 스타들마저 하나, 둘씩 은퇴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숱한 부상에도 완벽한 재기를 노렸던 그랜트 힐(36. 올랜도 매직)과 클러치 슛의 대명사 로버트 오리(38.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은퇴의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올랜도 센티넬의 13일자(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힐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수도 있다.”라며 선수생활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말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힐은 ‘다음 시즌에도 올랜도에서 선수생활을 계속 할 ..
2007.04.15 -
드라마『외과의사 봉달희』중에서
내게 처음은 언제나 가혹하다 첫 사랑. 첫 환자.. 첫 집도환자... 그래도 내 모든환자가 내게 늘 첫환자 같기를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런 뜨거움으로 외과의사로 살 수만 있기를 나 죽어도 이 일 할 거예요. 늘 몸이 약해 남들 뒤통수만 보고 살았고, 연약한 척 한다고 재수 없다고, 어려서부터 왕따에 찌질이에 돌대가리에..! 내 첫 집도 환자는 나 때문에 지금도 다 죽어가지만, 그래도 나 죽어도 이 일 할 거야. 가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엄마가 복막염 된다해도. 억울하고 분해서라도 할 거야! 그러니까 가세요, 가시라구요!!
2007.04.13